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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종목 결산)②최대 M&A '노쇼' 사태 남양유업, 주가 반토막
인수 기대감에 최고가 81만원 찍고 주가 반토막, 내년도 불확실성
1월13일 두번째 변론 기일, 양측 모두 치열한 공방전 준비
2021-12-30 06:00:00 2021-12-30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노쇼'와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능'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기업으로 남양유업이 꼽힌다. 증권업계와 M&A 업계도 술렁였던 남양유업의 사태를 재조명했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남양유업의 인수 불발로 주가는 반토막이 난 가운데 시장은 앞으로 있을 소송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주 뒤인 1월13일, 남양유업 측과 인수 예정자인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두 번째 변론 기일로 양측 모두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원군인 대유위니아그룹을 등에 업고 공동 대리인 선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앤코 역시 법률 대리인 화우와 다각도의 소송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주가는 전날 보다 500원(0.12%) 오른 40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927억원 수준이다. 지난 7월 한앤코와의 M&A 소식에 최고점(81만3000원)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가격이 뚝떨어진 셈이다.
 
수년 전부터 남양유업을 갉아오던 오너 리스크가 ‘불가리스 사태’로 정점을 찍었고 뒤를 이어 M&A 불발 사태가 터지면서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측이 회사를 넘기기로 결정하게 만들었던 계기인 불가리스 사태는 올해 최악의 이슈로 평가받는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월, 한참 코로나19로 전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시기에 자사의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식약처가 긴급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전체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특정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짝 남양유업의 주가가 위로 움직였지만 파장은 더 컸다. 소비자 불매 운동에 다시 불을 지폈고 주주들의 항의는 거셌다.
 
끝내 홍원식 회장이 백기를 들고 본인의 지분을 포함한 일가 보유분 약 53%를 약 3107억원에 한앤코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매각 관련 안건을 승인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됐던 7월30일 홍 회장이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계약 이행은 불발됐다.
 
이같은 갈등은 소송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일가의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한데 이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주식 계약 체결 이행을 촉구해왔다. 이 와중에 남양유업은 대유위니아그룹과 ‘매매예약 완결권’을 체결하면서 사태는 한층 더 예측 불가 상황으로 이어졌다. 대유위니아는 한앤코가 맺은 3107억원보다 93억원 많은 3200억원에 해당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결국 한앤코 측은 지난 8월 남양유업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법적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애써왔다.
 
반면 남양유업 측은 소송 관련 답변서 제출을 지연하는 등 기간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한앤코 측은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온전히 인수해 가치를 올려야 할 시간을 계속 뺏기고 있고, 남양유업이 이 시간에 회사를 어떻게 만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 측은 “공동 소송대리인을 선임할 예정이라 답변서 제출이 늦었고, 다음 변론기일까지 충실히 답변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지연시킬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남양유업 M&A 불발 이슈는 최대 화제의 뉴스"라고 평하며 "남양유업 측이 M&A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변심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년까지도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의 정상화는 멀어지고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M&A 불발 사태가 내년으로 이어진다. 사진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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