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 최근 적금 상품을 만기 해지한 A씨는 4000원 남짓한 이자액에 당황했다. 원금이 175만5000원으로 크지 않지만 사실상 수시입출금 통장에 예치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2%대 이율을 약속한다는 은행 설명만 보고 고민 없이 상품에 가입했다. 그러나 해당 상품은 26주로 납입 기간이 짧은 데다 회를 거듭할수록 납입금을 늘려가는 구조다. 이자액은 표시된 이율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주요 은행들이 고금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낮은 이자에 당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일부 상품은 우대금리 충족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빈번하다. 돈이 묶이는 만큼 상품 가입 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취급하는 적립식예금 중 연 4.0% 이상 금리(12개월 기준)를 제공하는 상품수(정책 및 군장병 전용 등 제외)는 6개다.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연 7.0%) △우리 Magic 적금 by 현대카드(연 5.7%) △NH1934월복리적금(연 4.6%)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연 4.2%) △에너지챌린지 적금(연 4.2%) △우리페이 적금(연 4.0%) 등이다.
얼마 전까지 0%대 예금상품이 즐비했던 점을 감안하면 4%대 상품들은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공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월 납입금액은 최대 50만원까지로 연간 납입가능 한도는 최대 600만원이다. 또 1%대 준거금리에 나머지는 우대금리로 구성됐다.
적금은 매달 약속한 금액을 은행에 예치하는 구조로 은행들은 '목돈 모으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첫 달 원금에는 12개월치 이자가 계산되나 다음 달부터는 이자 산출이 1개월씩 줄어든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예컨대 연 4.0% 금리로 월 50만원씩 1년간 총 600만원을 납입하면 이자는 10만9980원(세후)이다. 같은 원금의 연 2.2% 예금(이자액 11만1672원)에 조금 못 미치는 이자다.
연 2.2% 금리가 낮지 않지만, 이는 소비자가 은행이 요구하는 모든 우대요건을 만족할 시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금리가 가장 높은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를 보면,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 위해서는 △오픈뱅킹 가입 및 상품·서비스 마케팅 동의 △적금 가입기간 롯데 신용카드 600만 원 이상 사용 △매월 자동이체 1건 이용(이상 롯데카드 신규고객 기준) 기준을 충족해야한다. 20만원 남짓의 이자를 위해 600만원의 소비가 필수되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최고금리에 혹하기 보다는 자신이 우대금리 지급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와 납입금액과 예치기간 등을 반영한 실질혜택을 먼저 확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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