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서울역에서 KTX로 한 시간 남짓한 오송역. 이곳에서 버스로 20여분을 이동하면 전국에서 집값 하락세가 가장 뚜렷한 세종시에 진입한다.
15일 기자가 가장 먼저 방문한 지역은 조치원역 인근이다. 허허벌판이었던 오송역과 달리 시골 읍내 느낌이 물씬 나는 지역이었지만, 세종 변두리에 위치해서 집값 하락세가 가장 크다.
조치원 우방유쉘아파트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지난해 42.37% 급등하면서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세종특별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7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5년여 만에 처음으로 미분양 주택도 나왔다.
◇"매매와 전세 가격 차이 없어요" 세종 변두리 조치원 한숨
조치원은 구축 아파트거나 외곽에 자리한 단지의 경우에는 아파트값이 더욱 저렴했다.
조치원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삼일아파트가 인근 단지보다 오래돼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며 "이 단지 20평대 매물 시세가 1억8000만원 정도이며 죽림우반유쉘 같은 경우에도 20평대는 3억원대, 30평대는 4억원대로 1번 국도 인근 아파트보단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대 아파트값에 대한 거품이 빠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조치원 일대에 개발 계획이 잡혀있고 진행 중이지만,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해서 현재 대장주로 꼽히는 '조치원 신흥e편한세상', '자이아파트' 등의 가격이 더 오르진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급격히 증가하며 1년에 1억원가량 올랐는데 공급이 계속 늘어나며 집값이 주춤하다가 거품이 조금씩 빠지려고 하고 있다"며 "조치원에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올 예정이지만, 지금 인근 아파트는 더 오르진 않을 것 같지만, 떨어지지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동감하는 듯 보인다. 최근 매물도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세와 매매 가격 차이도 거의 없었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값 하락에 주된 요인이 공급 과잉인데 입주 계획이 잇따라 잡혀 있어 집주인들도 집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매물을 많이 내놓는 상황"이라며 "세를 주기보단 매매하려는 분위기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차이도 50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세종 새롬동 더샵힐스테이트아파트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세종 중심지 새롬동…"12월1일 기점 얼어붙어"
조치원에서 세종 중심지로 이동하며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도담동이었다. 중심지에선 조금 벗어나 있지만, 간선급행버스(BRT) 도로를 중심으로 양옆에 아파트 단지가 즐비해 있어 그동안 공급물량을 체감할 수 있었다.
BRT 노선이 관통하는 지역이지만, 중심지역과 비교했을 땐 아파트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돼 있었다.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아파트마다 다르겠지만, 인근 30평대 시세는 8억선이며 20평대는 6억선에서 조정이 되고 있는데 다정동 쪽으로 내려가면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 물건도 나오는 등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에 인근 아파트값이 급격히 올랐지만 올해부터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6억원에 나왔던 20평대 매물이 5억원까지 호가가 내려갔으며, 4억9000만원까지 나오는 매물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중심권에 자리한 새롬동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세종 더샵힐스테이트' 가격도 빠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 더샵힐스테이트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6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10월 같은 평형대가 8억원에 매매된 것을 고려하면 한달 만에 1억3000만원가량 저렴해진 셈이다.
새롬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 단지 20평형대 시세가 8억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호가가 7억원까지 떨어지는 추세"라며 "인근 주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7억원인데 최근에는 6억9000만원에 나오는 매물도 있다"고 밝혔다.
12월1일을 기점으로 새롬동 아파트값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출규제가 12월1일부터 심해지면서 가격이 내리고 있다"며 "현재 30평대 호가도 11억원선에서 나오고 있지만, 조금 더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집주인들도 집값 하락세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원래 7억원 밑으로는 팔지 않겠다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7억원에 내놔도 잘 나가지 않는다"며 "집주인마다 다르겠지만, 급한 사람의 경우 가격 조정이 가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버티기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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