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김종인, 선대위 놓고 '동상삼몽'
윤석열, 공신 압박에 '전전긍긍'…악연에 집착하는 김종인…이준석, 김종인 칼에 2030까지
2021-11-14 17:59:38 2021-11-14 18:34:39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주도권을 놓고 윤석열, 김종인, 이준석 3인의 수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대선 승리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을 놓고 이견이 노출되는 가운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복잡한 권력다툼이 자리하고 있다. '동상삼몽'의 첫 격전지는 선대위 구성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공신' 내칠 수 없는 윤석열, 내부 불만도 '부글부글'…절충형 선대위로 가닥
 
당심에선 압도적 승리를 거뒀지만 민심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참패한 윤석열 후보로서는 조직선거를 이끌었던 캠프의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경선 결과가 말해주듯 당원투표에서 조금만 더 밀렸다면 후보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전면 개편 요구는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에 대한 인적쇄신과도 같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때문에 윤 후보는 기존 캠프를 기반으로 한 '플러스 알파' 선대위를 고수 중이다. 
 
일부에선 김 전 위원장을 배제하자는 노골적인 불만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 없이도 대선을 이길 수 있는데, 상왕처럼 군림하려 든다는 게 반발의 요지다. 기왕 모신다면 쓸데없는 설전을 벌일 필요 없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실명으로 입장이 전해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윤 후보 캠프에 몸 담았던 한 전직 의원은 1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런 얘기가 나가면 (후보가)별로 안 좋아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 최측근은 "김 전 위원장과 관련해서 입장을 묻는 거라면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였다. 김 전 위원장과 불편한 관계로 지목된 주호영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안 들어봤다"며 직접적인 반격은 삼가면서도 '파리떼, 자리사냥꾼' 비판에 대해선 "그런 거 별로 없는 것 같은데"라고 에둘러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선대위 구성 진통이 계속되자 윤 후보 측은 총괄 선대본부장을 두지 않고 분야별 총괄본부로 권한을 분산하는 방식의 조직을 구상 중으로 알려졌다. 중진급 인사들을 예우하기 위한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총괄 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세우고 그 아래 정책, 조직, 직능, 공보 등의 분야별 총괄본부를 배치해 중진들에게 본부장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후보로는 주호영, 권영세, 윤상현, 김태호 의원과 나경원, 김용태, 임태희, 정태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지휘하는 체계를 갖추면서도, 이준석 대표가 주장하는 실무 중심의 경량형 선대위 요구를 충족하는 절충형 선대위 방안이다. 윤 후보는 이르면 이번 주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개별 인선을 의논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
 
'박근혜 3인방'까지 거론한 김종인…"찍히면 죽는다"
 
이에 맞서 김 전 위원장은 기존 캠프 전면 해체를 선대위 구성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사실상의 인적쇄신이다. 물론 명분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신과 관계가 불편한 이들을 정리한 후 전권을 쥐고 선대위를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윤 후보 측은 의심하고 있다. 
 
앞서 윤 후보 캠프를 '파리떼', '자리 사냥꾼'으로 비난했던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문고리 3인방'까지 거론하면서 윤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인의 장막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2일 CBS라디오에서 "한 가지 (윤 후보에게)개인적으로 충고를 해 주는 건 뭐냐면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한다"고까지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캠프에서 정리돼야 할 중진으로 주호영, 장제원 두 사람을 내심 지목했다는게 당내 중론이다.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압승으로 이끈 김 전 위원장에게 주 의원이 "김 위원장님이 돌아오시는 수고로움이 없도록 하자"고 언급한 순간부터 두 사람 사이는 틀어졌다. 해당 언급에 김 전 위원장이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장 의원은 유독 홍준표 의원 복당만 불허하는 김 전 위원장을 지칭해 "노욕에 찬 기술자"로 비난했고, 김 전 위원장은 장 의원을 향해 "홍준표 꼬붕 장제원이 짖는다"고 돌려줬다.
 
김 전 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 "(지지율)4~5%를 받아서 뭐를 기대하고 완주하겠느냐"고 평가 절하했고, 2030세대 지지를 받는 홍준표 의원에 대해선 "사람 하나 있다고 해서 2030이 따라오는 게 아니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김 전 위원장은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거나 강한 비판을 했던 인사들에 대해서는 끌어안기보다 내치는 것으로 사람관계를 정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노인 특유의 꽁함을 훨씬 넘어선다. 한 번 찍히면 죽는다는 것 아니겠냐"며 "이러다 보니 누구도 자기 이름 내걸고 비판하기 꺼려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뉴시스
 
아마추어? 정치프로!…김종인 통해 '인적쇄신', 다른 카드는 '2030'
 
이준석 대표는 표면적으로는 김 전 위원장과 같은 편이다. 그 역시 윤 후보 캠프를 계속해서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선 국면 들어 그렇지 않아도 모든 관심과 힘이 윤 후보에게 쏠리는 상황에서, 기존 캠프의 중용은 곧 이 대표의 영향력 축소를 의미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김 전 위원장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대표는 다른 한 편으로 2030을 싸움에 끌어들이고 있다. 탈당 숫자를 놓고 한바탕 격론이 일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그는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청년세대 지지에 힘입어 당대표에 등극했다. 그것도 중장년층이 주도하던 보수야당에서 0선의 30대 당대표 탄생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KBS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 없어도 이긴다는 것은 지금 시점에 과한 얘기"라며 "하이에나나 파리떼로 통칭되는 분들의 이해와 영달을 위할 것이냐는 윤 후보가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김 전 위원장과 같이 일을 하기 어려운 인사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말의 업'을 쌓은 분들도 있고, 매일매일 당 게시판에 몰려가 '김종인 쫓아내라' 하던 사람들이 있다. 공개발언으로도 '김종인 나가라'고 한 분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그렇게 업을 쌓은 분들은 지금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선대위를 둘러싼 내분이 격해지면서 윤 후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탄핵을 요구하는 글이 당원 게시판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선 되레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핍박받는 그림이 그려진다면 홍준표 의원 낙마로 구심점을 잃은 2030세대의 반발과 연쇄탈당이 더욱 가속화되고, 이것이 도리어 이 대표의 영향력을 확고히 해줄 것이란 전망이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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