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시대, 우리가연다!)"제닉은 마스크 패치 넘버원"
(토마토TV-벤처協 공동기획)⑦유현오 제닉 대표
2010-08-23 09:26:27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홈쇼핑은 미라클(Miracle-기적)입니다. 우리 제품의 질이 전제되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젠 중소기업보다 '전문기업'으로 불리고 싶습니다."
 
이른바 '하유미팩'이라 불리는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은 홈쇼핑계의 효자상품이다.
 
지난 2007년 런칭 이후 3년 만에 누적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이 제품을 만든 제닉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1인 벤처로 출발해 상반기 매출 416억원을 넘어선 제닉은 올 연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회사 내실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제닉 본사를 찾아 전 세계에서 겔마스크팩 시장을 연 유현오 대표를 만났다.
 
 
"제닉은 마스크 패치 넘버원입니다."
 
제닉은 '하유미팩'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의 화장품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마스크팩의 대부분을 OEM 형태로 제작하고 있다.
 
하루 생산량은 시크마스크가 20만장, 겔마스크 30만장으로 한 달 생산량이 1000만장이다.
 
회사는 지난 5월 일본 홈쇼핑 1위 채널인 QVC에 한류스타 최지우씨를 모델로 겔마스크를 런칭했고, 오는 11월에는 유럽과 미국 지역에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 겔마스크 판매에 성공했던 유현오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 제품은 고분자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입니다. 즉 온도에 감응하는 경피투여용 화장품이지요."
 
유 대표는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관련 논문으로 한양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제닉이 생산하는 수용성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은 신기술 인증(KT 마크)을 받았다. 또 옛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코트라(KOTRA) 등에서 공식적으로 인증받았을 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특허를 획득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반드시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노력의 대가는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돌아옵니다."
 
2001년 1인 기업을 설립해 처음에는 '잡상인' 소리를 들으며 고군분투하던 그는, 2003년 미국에 진출해 미국 전역에 제닉의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친화력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유 대표. 그의 성공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요즘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1인 창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는데요. 대표님 역시 1인 창업으로 회사를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IMF가 터져서 그렇게 된 것도 있는데요.(웃음) 스물아홉이었던 1999년, KIST를 졸업하고 보니 대기업에는 마땅히 취직할 자리가 없었어요. IMF 후유증이 생각보다 꽤 길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벡스라는 미국계 바이오 벤처회사를 선택했는데요. 2000년 미국 벤처에 취업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당시 회사의 미국인 사장이 1인 창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벤처 회사에 있으면서 키토산을 젤라틴과 합성해 겔타입의 치료제를 만들어서 수익을 상당히 많이 냈어요. 그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창업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죠.
 
- 1인 창업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엔 거의 실패한 것 같았어요. 1년여 동안 피부과병원 등을 10군데 이상 돌아다니며 잡상인 취급도 많이 받았습니다. 돈도 6~7개월만에 5천만원 가량이 없어졌구요. 그러나 힘들게 돌아다니면서도 제품을 팔면 바로 현금이 들어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영업이 저에게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2003년 미국법인(uGenic)을 설립하고, 3개월간 자동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미국 전역의 전시회를 발로 뛰어다녔습니다.다행히도 미 동부 보스턴에 개설된 공동물류센터의 지원을 받아서 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회사 가운데 하나인 스파 사이언스와 10년간 1000만달러 수출 계약을 맺게 됩니다. 당시 월그린타겟이라는 인프라를 통해서 미국 전역 15000개 매장에 제닉의 제품이 깔리게 돼요. 이게 계기가 돼 다시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 제닉 매출의 80%가 홈쇼핑 매출인데요. '하유미팩'으로 불리는 하이드로겔 마스크의 성공 비결이 무엇입니까?
 
▲'홈쇼핑은 미라클(miracle)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장사를 해보니 박리다매가 정답인 것 같아요. 적게 만들어서 비싸게 파는 것보다, 많이 만들어서 싸게 팔아야 돈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제품의 질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많이 팔 때는 홈쇼핑으로 하루에 17억원의 매출을 올린 날도 있었습니다. QC(Quality Control)가 중요한데요. 요즘 홈쇼핑 채널을 다각화한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중소기업이라는 말은 안 썼으면 좋겠어요. 중소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아요. 중소기업보다 전문기업으로 불리길 원합니다.
 
- 사업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 매출이 늘면서 회사 규모도 커졌는데요. 2007년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제 교만함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가 회사가 조금 잘 나간다 싶어, 제 밑에 영업이사를 두고 건방을 떨었던 거죠.
 
그때 적자가 18억 원이 났습니다. 사업 실무에는 신경 쓰지 않고, 거드름을 피웠던 그 때 큰 깨달음을 얻게 된 겁니다. 겸손하지 않고 교만하면 죽습니다. 사업은 어깨에 힘들어 가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납니다. 10년 잘나가던 회사도 망하는 데는 1달도 걸리지 않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여기(제닉 대표이사) 아니면 서울역(노숙자)이란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적자폭도 금방 줄었고, 지금은 연매출 850억원에 영업이익 120억원을 바라보는 회사가 되었는데요.
 
▲ 지금은 즐기면서 합니다. 제 복이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 저와 함께 일하고 있다는 건데요. 제가 일을 잘 한다기보다, 그 분들과 항상 의견을 교환하며 일을 진행하니까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게 됩니다. 그 분들의 겸손함이 현재의 저를 있게 한 것도 고마운 일이고요.
 
- 사업가로서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 처음에는 돈이었는데요. (웃음) 육군사관학교 같은 고등학교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전국 상위 30% 안에만 든다면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시켜주고 싶어요. 저희 부모님이 아버지는 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출신이고,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셨어요.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사회적으로 부자만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가난하더라도 공부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키우고 싶습니다. 1000억원을 모아 장학 재단도 만들고 학교도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 그 꿈이 과연 이뤄질까요?
 
▲인간의 게으르고 싶은 욕망이 가장 두려운 부분인데요.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도 한편으론 듭니다. 그러나 성공 DNA는 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걸 사업 시작할 때부터 봤습니다. 세상에 사랑 빼곤 안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웃음) 네가 꾸는 꿈이 언제가 반드시 이뤄질 거라는 희망으로 오늘을 즐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유현오 제닉 대표는 한양대학교에서 화학공학 박사로 졸업 후, KIST 고분자하이브리드센터 연구원으로 일하다 미국계 벤처회사인 아이벤스에서 근무한 후, 2001년 제닉을 설립했다.
  
뉴스토마토 문경미 기자 iris060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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