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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광란과 폭격의 액션
차세대 마블 리더 스파이더맨 ‘숙적’ 베놈 주목…대립구도 ‘목표’
1편 약점 보완, 크리처 특유의 광란과 광기+액션→타격 수위↑
2021-10-07 02:01:01 2021-10-07 02:01: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마블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을 것이다. ‘어벤져스가 엔드게임으로 퇴장한 이후 세계관 정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듯하다. 페이즈4에 해당하는 솔로 무비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지만 마블이란 상징성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흥행 결과를 이어내고 있다. ‘코로나19’가 문제라고 하지만 마블이란 타이틀에게 핑계일 뿐이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는 캡틴 아메리카아이언맨이 동시에 퇴장한 상태다. 일부 캐릭터의 2세대 전환점도 준비됐다. 하지만 앞서 어벤져스에서 캡틴 아메리카아이언맨상징성처럼 페이즈4를 이끌어 갈 또 다른 상징이 필요하다. 마블은 아마도 그 자리를 스파이더맨으로 대신할 듯하다. 이미 스파이더맨 최신작에서 멀티버스설정까지 등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1(토비 맥콰이어) 2(앤드류 가필드) 스파이더맨 동시 출격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여기에 1대와 2대 숙적으로 꼽히던 빌런까지 등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 동안 팬들 사이에 특급 프로젝트로 출범 가능성이 제기했던 스파이더맨 세계관 빌런 어벤져스시니스터 식스가 가능해 진 것이다. 빌런 어벤져스는 이미 마블 경쟁사 DC코믹스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사진/소니픽처스
 
스파이더맨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마블 세계관 히어로이지만 판권은 소니픽처스가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마블과 소니의 협의로 판권 사용이 크로스오버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마블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고 그 가운데 주목된 캐릭터가 바로 스파이더맨세계관 빌런 베놈이다. 외모적으로 스파이더맨과 유사한 캐릭터이지만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에 의해 인간이 숙주가 된 캐릭터다. ‘베놈독립 세계관에선 빌런이라기 보단 안티 히어로에 가깝게 설정된다.
 
2018년 개봉한 베놈’ 1편은 분명 아쉬운 결과물이었다. 주인공 에디 브록몸에 기생하게 된 심비오트 베놈과의 결합 과정 속 불안정한 내면과 혼란스런 정체성을 유쾌함으로 풀어낸 연출은 분명 흥미로웠다. 하지만 히어로 장르의 분명하고 명시적인 메인 빌런 존재감이 전체의 무게감을 떨어트렸다. 대결 구도 역시 영화 후반부에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사진/소니픽처스
 
그리고 3년 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가 개봉한다. 분명 전편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상쇄시키는 결과물이다. 연출은 모션 캡처 연기의 교과서로 불리는 배우 앤디 서키스다. 베놈과 메인 빌런 카니지의 움직임이 더욱 더 역동적으로 변한 이유다. 상하좌우 불규칙적으로 변화되는 베놈카니지의 대결은 오감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베놈시리즈가 갖는 ‘() vs ()은 묘한 쾌감을 불러 일으키며 히어로 장르 기본 명제인 선악구도를 관객들에게 깨트려 줄 기회를 제공한다. 크리처에 가까운 베놈과 온전한 크리처 형태로 진화한 카니지의 격돌이 만들어 낸 vs 은 카타르시스의 순도를 극단적으로 끌어 올린다.
 
이번 2편은 전편에서 혼란과 혼돈으로 휩싸인 에디 브록과 베놈의 이른바 티키타카케미가 더욱 빛을 발한다. 국내 정서에선 코드가 어긋날 듯한 미국식 말장난 유머가 난무하지만 항상 피곤에 빠져 있는 에디 브록그리고 항상 광란에 가까운 생기를 뿜어 내는 베놈의 대화가 기존 히어로 장르에선 존재조차 하지 않던 흥미로운 이질감을 만들어 낸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사진/소니픽처스
 
기본적으로 에디 브록베놈관계성은 예측 불허 그리고 광란이다. 하지만 둘이면서 하나인 이들 관계가 더 악한 놈을 만났다. 전작 1편 쿠키영상에 등장한 바 있는 클래터스 캐서디’. 원작에서도 등장한 그는 연쇄살인마다. 심비오트와 결합해 카니지’(대학살)로 변모한다. 숙주의 정체성을 일정 부분 공유하는 심비오트 특성상 카니지는 상상을 초월한 전투력을 선보이며 베놈을 압박한다. 에디 브록을 통해 분노를 누르고 통제하는 삶을 사는 베놈과 달리 사형 판결을 받고 형 집행 순간 탈출하게 된 카니지는 인간 숙주 캐서디의 성격을 고스란히 투영시키며 바닥을 알 수 없는 분노와 악을 터트린다.
 
1편과 달리 2편에선 여성 캐릭터들의 존재감 대결도 흥미거리다. 에디 브록의 전 연인 이 이른바 쉬베놈으로도 잠시 등장해 향후 세계관에서의 활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원작에서 카니지의 연인으로 등장한 슈리크는 기원과 탄생 과정이 생략된 채 갑작스럽게 등장하고 또 아쉬운 과정으로 퇴장한다. 하지만 안티 히어로시리즈에서의 여성 캐릭터 활용 가능성이 보다 더 폭을 넓힐 수 있단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도 좋을 듯하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사진/소니픽처스
 
보는 쾌감과 경험의 카타르시스 그리고 생경한 충돌의 기이함은 분명 베놈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2편 역시 극단적으로 단순한 플롯이 앞으로 시리즈 전개 과정에서 보완돼야 할 지점일 듯하다. 주인공 상황과 갈등 그리고 빌런의 상황과 갈등 이후 충돌이 베놈시리즈 1편과 2편의 전개 방식이다. 더욱 더 흥미를 끌만한 서브 플롯이 빈약하단 게 베놈시리즈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베놈시리즈가 앞으로 기획될 시니스터 식스그리고 솔로 무비로 진화되는 과정을 택해야 한다면 수위 조절 문제도 분명 고민해 봐야 할 듯하다. 같은 마블 세계관 속 데드풀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1편과 2편이 폭을 넓힌 관객층 흡수를 꾀했다면, 앞으로 이어질 베놈시리즈는 하드코어 안티 히어로 장르로서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틸. 사진/소니픽처스
 
쿠키 영상은 1개가 존재한다. ‘베놈세계관의 히어로 스파이더맨과의 크로스 오버에 대한 힌트다. 곧이어 개봉될 멀티버스가 적용된 최신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대한 힌트일 수도 있다. 또는 스파이더맨 세계관 빌런 어벤져스인 시니스터 식스출범에 대한 힌트일 수도 있다. 이미 완성돼 개봉을 앞둔 또 다른 스파이더맨 세계관 빌런 모비우스도 있다.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큰 쿠키영상이다. 개봉은 오는 13.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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