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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이번엔 ‘무야홍’ 끝없는 정치테마
2021-09-14 06:00:00 2021-09-14 06:00:00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 윤석열(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을 넘어섰습니다. 관련 종목 앞으로 200%는 상승합니다.”
 
또다시 반복된 정치테마주가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각종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지지율에 따라 후보와 관련된 종목을 뒤쫓기 바쁘다. 대선까지는 아직 6개월 정도가 남았지만 주식시장은 벌써부터 도박판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매번 선거철에는 정치 테마주가 꼬리표처럼 따라왔다. 그리고 후보가 당선이 된 이후에 주가는 맥없이 급락할 지라도 투자자들의 시선은 ‘우선 매수’다. 수많은 종목이 거론되고 주가의 이상 급등에 일부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고 있음에도 한방을 노리는 테마주는 여전한 주식시장의 현상으로 지속되고 있다.
 
시장을 감시하는 한국거래소는 이를 제지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왔다. 이미 지난 5월에 정치인 관련 주가 급등 종목에 대해 시장경보 조치를 내려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울리고자 했다. 또한, 주가 변동성이 높은 정치 테마주에 대해서는 시장 감시를 통해 불공정거래까지 분석했지만 투자자들의 열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미 시장은 과열상태다. 최근 홍준표 차기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함께 상승 중인 MH에탄올과 보광산업은 홍준표 테마에 편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MH에탄올은 진해오션리조트의 지분 60.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홍 의원이 경남지사 시절 추진한 진해 웅동 복합리조트 사업이 재조명받자 테마주로 분류됐다.
 
보광산업은 홍 의원의 현 지역구(대구 수성을)인 대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데다 홍 의원이 경남지사 시절 추진한 밀양 신공항 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어 테마주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무학, 한국선재 등도 테마주로 꼽힌다.
 
주가가 급등한 기업이라고 마냥 좋은 일 만도 아니다. 정치 테마에 편입된 기업의 IR 담당자들은 벌써부터 주가 급락 이후의 상황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익명의 IR 담당자는 “조회공시 요구에 관련 후보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공시를 했음에도 주가 급등이 멈추질 않는다”면서 “문제는 이후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악성 주주가 되면서부터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이 발표한 공시는 보지 못했다면서 무조건 회사에 책임을 묻는다”면서 “회사가 정작 무슨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정치 테마주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의 정치 테마주는 본질이 흐려졌다. 다른 나라에서도 정치 테마주가 존재하지만 그 관점은 후보의 ‘정책’에 집중한다. 후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이 시행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파급효과는 기대할 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인과의 단순 동문이어서, 지역 출신이어서 등의 짜깁기식의 테마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신송희 증권부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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