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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논란의 '윤석열 입'…"국민 삶 이해 부족 때문"
'주120시간'·'대구민란'부터 '부정식품' 등 잇단 설화
엘리트 공무원 아닌 국민 삶 이해할 필요 '지적'
"특유 직설화법, 주목 효과있지만 신뢰성 떨어져"
2021-08-03 14:03:13 2021-08-03 17:46:47
 
[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부정식품'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며 입당 이틀 만에 설화에 휩싸였다. 여기에 '페미니즘 악용' 발언이 논란에 기름을 부으며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이런 논란의 배경에 국민의 삶에 대한 윤 전 총장의 '몰이해'가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 120시간', '대구 민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후 잠잠하던 윤 전 총장이 또다시 논쟁적인 발언들을 쏟아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의 '부정식품' 발언은 지난달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언급하며 "단속이라는 것은 퀄리티 기준을 딱 잘라서 떨어지면 전부 형사 처벌하라는 것인데, 그 책에는 단속하면 안 된다고 나온다"며 "프리드먼은 정말 먹으면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예를 들어 부정식품이라도, 없는 사람들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햄버거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50전짜리 팔면서 위생이나 퀄리티를 5불짜리로 맞춰놓으면 그건 소비자한테 선택의 자유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은 가난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을 강요당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선택의 자유' 관점만 강조해 질 낮은 '부정식품'은 먹어도 된다는 의미로 읽히며 비판을 받았다.
 
윤 전 총장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검사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과도한 형사처벌 남용이 가져올 우려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었다"며 "부정식품을 정하는 정부의 기준이 현실의 경제상황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부정식품' 발언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또 다시 윤 전 총장은 '저출산 문제'와 '페미니즘'을 무리하게 연결시켜 비판을 자초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강연에서 '저출산 문제'에 관한 질문에 "얼마 전에 어떤 글을 보니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이 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강연 직후 기자들이 '페미니즘과 저출산을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 아니냐'고 묻자 "그런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잇따른 설화를 두고 '기본적으로 국민의 삶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비판과 '여의도 문법'을 익히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5년간 국민의 삶을 살피는 자리인데, 나라의 역사, 국민의 삶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부족해 보이는 언행"이라며 "이런 발언들이 반복된다면 5년간 국민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도자가 되기에 앞서 엘리트 공무원이 아닌 국민의 삶을 이해하고 정치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제 정치권에 진입해서 여의도 문법을 익혀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모든 것을 정치적인 반대자들이 악의적으로 해석해 선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다 보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전 총장의 직설적인 화법이 본질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전 총장은 툭툭 내던지는 직설화법의 소유자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든지 '전에는 저한테 안그러셨지 않습니까'가 대표적"이라며 "이런 화법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주목 효과가 확실하지만, 가볍게 보이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양면성이 있다"고 했다.
 
최 원장은 "중요한 행사에서 발언할 때는 반드시 준비된 원고를 보고 참고를 해야 한다"며 "유력한 대권 주자기 때문에 발언 하나하나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 예방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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