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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최저임금 2차 수정안, 1만320원 vs 8810원 제시
올해 대비 각각 18.3%·1.0% 높은 수준
노동계, 임금 상승 전망치·소득분배 개선치 반영
경영계 문재인 정부 평균 물가 상승률 수준
간극 1500원…공익위원 역할 '급부상'
이르면 12일 밤·늦으면 13일 의결
2021-07-12 16:57:09 2021-07-12 17:03:21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노동계와 경영계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 2차 수정안으로 각각 1만320원과 8810원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720원) 대비 각각 18.3%, 1.0% 높다. 2차 수정안의 간극은 여전히 1500원에 달해 중재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공익위원 측이 3차 수정안을 요구하며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할 가능성도 커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빠르면 이날 밤, 늦으면 13일 새벽에 의결할 전망이다.
 
노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9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수준의 내년도 최저임금 2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앞서 근로자위원들은 지난 8일 열린 8차 회의에서 최초 요구안(1만800원)의 1차 수정안으로 1만440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보다 19.7% 인상된 것이다.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금액인 동결을 제시한 사용자위원들은 0.2% 인상된 8740원을 1차 수정안으로 제출했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에 노동연구원의 임금상승 전망치(5.5%)와 소득분배 개선치(5.1%), 산입범위 손실보상(7.7%)을 곱한 값이라고 밝혔다.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의 평균 물가 상승률(1.0%)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정부가 전망한 경제 성장률은 4.2%,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라며 "최소한 경제 전망치도 반영하지 않은 사용자위원들의 수정안에 노동자위원들은 허망한 마음을 감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최저임금은 서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야 된다는 게 경영계 입장"이라며 "최저임금을 인상했을 때 고용 감소나 자영업자 폐업 등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 최임위의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각각 제시한 최초 요구안의 격차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근로자위원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 4명은 사용자위원들이 사실상 동결과 다름없는 수정안을 제출했다며 집단 퇴장했고, 논의에 진전이 없자 박준식 위원장은 양측에 이날까지 2차 수정안 제시를 요청했다.
 
일단 노사가 2차 수정안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간극은 1500원 이상으로 크다. 이에 노사 대립 구도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이 3차 수정안을 요구하며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공익위원들은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며, 그 범위 내에서 다시 수정안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만약 심의촉진구간에 반발해 노사 일부가 퇴장하거나 심의가 난항을 겪을 경우 공익위원들이 단일안을 제시해 표결에 부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밤이나 이튿날인 13일 새벽께 내년도 최저임금이 의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노사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9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2차 수정안으로 각각 1만320원과 8810원을 제시했다. 사진은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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