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어김없는 자동차 업계 '여름 몸살'
입력 : 2021-07-07 06:00:00 수정 : 2021-07-07 07:41:46
여름이 다가오면서 자동차 업계가 어김없이 '몸살'을 앓을 조짐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에 들어가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7일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30일 13차 임금단체협상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했고 직후에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했다. 쟁의행위 안건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되고 오는 12일 조정기간이 끝나면 노조는 다음날부터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교섭에서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과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만 64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회사와 고통을 분담하며 생산활동에 임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이란 결과로 이어졌으니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게 노조의 생각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경제 상황에 공감하고 위기를 극복하자는 데 뜻을 모아 임금을 동결했다.
 
고통 분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다만 적절한 시점에 합당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초부터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공장이 멈췄고 판매가 줄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대규모 인원 감축도 이어졌다. 지금은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면서 판매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 위기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여전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반도체 공급난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터널의 한가운데 있었다면 지금은 빛이 들어오는 출구에 가까워진 정도란 얘기다. 빛이 보인다고 터널을 탈출했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출구에 다가섰다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경쟁자에게 역전당해 오히려 늦게 위기를 벗어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잠시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나갈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용 플랫폼과 같은 자체 역량이 우수할 뿐 아니라 K-배터리의 지원 등의 환경도 우호적이란 점에서다. 그러나 이런 조건들이 리더십 확보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지금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입지를 다지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중이고 애플과 같은 전자업체도 참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보다 경쟁력이 뛰어난 업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고 어느 정도는 입지가 확보된 기존 시장에서보다 더 많은 경쟁자와 더욱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쟁의 판도를 좌우하고 미래를 결정할 전투가 한창인데 만족할 보상을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누가 봐도 열세거나 포위된 상태라면 판단은 더 쉽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처럼 말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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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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