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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코'에서 시작된다…국내 연구팀 최초 발견
"비강 내 백신 투약 새로운 전략 될 것"
2021-07-02 09:02:49 2021-07-02 09:04:14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시작점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과 전북대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 순간을 처음으로 포착, 초기 감염의 주요 표적이 코안 섬모 상피세포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 기전은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진단 시점에 이미 일차 바이러스 감염이 끝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초기 경증 환자로부터 얻은 검체를 이용해서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시작점임을 밝혀냈다. 이번 분석은 면역형광염색과 최신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 기법을 이용했다.
 
분석 결과 ACE2 수용체 단백질이 코안 섬모세포의 가장 끝부분인 공기와 맞닿은 부분에 집중적으로 분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한 뒤 증식한다는 뜻이다. ACE2 수용체 단백질이 없는 비강 분비세포나 구강 상피세포에서는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는 상기도 조직인 비강이나 인두, 후두, 기관지 등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졌을 뿐 정확한 표적 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 단백질 등을 이용해 세포 내로 침투하는데 기존 분석법으로는 단백질의 정확한 분포를 파악하기 힘들었던 탓이다.
 
고규영 단장은 "경증 환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이 8일 안에 끝났으며, 손상된 섬모세포가 빠르게 재생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비강 점막 면역이 코로나19 치료의 핵심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강 내 백신을 투여해 점막 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새로운 코로나19 예방·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이날 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비강 섬모상피세포 감염 기전.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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