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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설업체 KD, 사활을 건 100% 유증…성공할까?
기발행주식 맞먹는 1600만주 신주 발행
상폐·경영진 도덕성 우려 등 지적사항 넘쳐…투자자 주의
2021-07-01 06:00:00 2021-07-01 0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부동산건설업체 KD(044180)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로 제출된 정정신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에 의한 상장폐지 우려, 경영진의 도덕성 우려, 대규모 오버행(잠재적물량부담) 이슈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부분에 대해서 투자자 주의를 요구하는 지적사항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KD. 사진/KD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KD는 지난 1일 제출한 1600만주 신주 발행과 관련한 증권신고서에 대한 내용을 대폭 정정해 다시 제출했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이 정정 요구한 것에 따른 정정신고서이다.
 
KD는 주주우선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데, 정정신고서의 일정대로라면 내달 15~16일 구주주 청약, 구주주 청약 이후 잔여물량은 일반공모를 통해 내달 20~21일 청약을 진행한다. 납입은 내달 23일 예정이다.
 
해당 유증에서 KD는 16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며, 발행가격이 주당 1470원으로 확정될 경우 235억2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유증 규모는 기발행된 주식 총수인 1652만5360주의 96.82%로 사실상 현재 KD의 시가총액(240억원) 만큼 자금을 조달하는 대규모 유증이다.
 
과거 감사의견 거절 이력·경영진 주가조작 관련 유죄 판결 전력도 
 
KD의 기업실사를 진행한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유증 참여를 앞둔 투자자는 우선, 과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던 위험성을 인지하고 투자 판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3월18일과 2020년 3월30일 각각 2018년, 2019년 회계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진행된 재감사 의견에서 적정이 나와서 감사의견 관련 형식적 상폐 사유는 해소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기업실사팀은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받은 이력이 있어, 추후에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및 감사인의 감사범위 제한 등의 사유로 의견거절 상폐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대표이사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2009년 이후 KD 및 최대주주, 경영진이 수차례 법률 및 규정 위반 등으로 관련 당국에게 제재를 당하는 등 도덕성 및 경영 투명성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이사인 안태일씨는 2012년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차명계좌 주식 매수에 관한 혐의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를 비롯해 기타 KD와 관련한 법규 위반 및 제재 사항은 총 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당거래와 관련한 단기 매매차익 환수 소송에서 2012년 패소한 안태일씨는 2020년 6월이 되어서야 급여의 50%에 해당하는 매월 1654만원을 반환 중에 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KD와 안태일 대표 등 다수의 법규 위반 및 제재 사항이 존재했으며, 향후에도 부도덕한 위반사항이 발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중요한 법률 위반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계속기업으로 존속 불가능 및 상폐 등의 사태가 발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유증 자금, 차입금 상환에 대부분 사용…유증 성공 후 대규모 오버행 주의
 
이번 유증으로 조달되는 자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때문에 자금 조달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 1분기말 연결 기준 KD의 차입금은 624억원 수준이며, 담보설정금액 및 부동산담보신탁 제공금액은 약 605억원, 552억원 수준이다. KD는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경우 한국증권금융 차입금 20억원, 해운대구 우동 사업지 브릿지 대출 차입금 167억원의 일부 상환을 예정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개발업체의 특성상 차입금 상환을 위해 PF대출 등으로 대환이 가능하며, 회사 보유 자산인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을 담보로 제공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면서도 “금융시장의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으로 유동성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금 조달이 완료된 이후에 대규모 오버행(잠재적물량부담)에 따른 주가 하락 위험에 대한 대비도 중요한 투자 결정 요소다. 현재 유증 일정으로 신주가 상장되는 시점은 오는 9월2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상 100% 신주 발행의 경우 신주 상장일 기준 주가 수준이 중요하지만 대규모 신주 물량으로 인한 주가 희석화 우려로 인한 주가 급락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항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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