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고공행진하던 철근값이 정부의 관리 효과로 2주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철 제품 원료인 철 스크랩 수출을 막기 위한 정책을 펴고, 중국산 철근 수입도 여전히 어려워 가격 하락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6월 넷째주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톤(t)당 124만원으로 전주 129만원보다 3.9% 하락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꾸준히 상승한 철근 가격은 6월 둘째주부터 하락세를 타고 있다. 다만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92.2%, 6개월 전보다는 78.4% 비싼 수준이다.
치솟기만 했던 철근 가격이 모처럼 하강 곡선을 그린 건 정부가 관리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철근을 비롯한 철강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유통가에서는 철근을 사재기해 차익을 실현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달 말 이런 매점매석을 적극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2분기 철근 생산량도 전 분기 대비 22% 증가한 약 50만톤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건설사들이 철근 구매를 줄인 것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2주 연속 상승세를 멈춘 철근 가격이 러시아의 철 스크랩 수출 제한 등의 영향으로 다시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철근값 상승세는 일단 한풀 꺾였지만 업계에선 이런 상황이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수출하는 철 스크랩(고철)에 부과하는 관세를 대폭 상향하면서 국내 철강 제품 가격은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수출 관세를 올린 것은 사실상 외국에 철 스크랩을 팔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쇠 부스러기인 철 스크랩은 철광석, 원료탄과 함께 철 제품을 만들기 위한 3대 원료다.
인테르팍스 등 러시아 현지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최근 해외에 판매하는 철 스크랩에 부과하는 수출 관세를 톤당 최소 70유로로 올리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월 수출 관세를 기존 5유로에서 45유로로 이미 대폭 인상한 바 있다.
러시아는 한국 철강사들이 철 스크랩을 수입하는 3대 국가 중 하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산 철 스크랩은 지난달 4만9000톤이 수입됐는데 이는 일본 21만3000톤과 미국산 8만3000톤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양이다.
중국산 철근 수입도 여전히 어렵다. 중국 당국은 해외 철강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수출환급세를 13%에서 0%로 낮춘 상황이다. 이전에는 철강 수출 기업에 세금 혜택을 줬는데 이를 없앤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7월부터 수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가운데 장마가 끝난 후 8월 중순부터 통상 건설 현장이 다시 활발해지기 때문에 주춤했던 철근 수요도 다시 늘 것으로 보이면서 업계에선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철 스크랩 수출 제한이 본격화하면 8월부터는 가격이 다시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