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수입 가격과 스팸 가격 변동 추이. 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CJ제일제당이 원재료 값 상승을 이유로 내달부터 스팸과 햄·소시지 등 육가공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가운데 원재료 값 하락 시에는 상품 가격 인하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CJ제일제당이 주장하는 원재료 가격 변동 추이를 근거로 가격 인상의 타당성 여부를 살펴본 결과 원재료 가격 하락 시 원가절감 효과를 업체의 이익으로 취하고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소협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스팸 가격은 10년간 22.7%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원재료인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인상 근거로 캔햄 가격을 3~4년에 한 번 꼴로 인상했다.
구체적으로 2011년 5월에는 스팸 클래식(340g)이 4600원에서 5200원으로 13.0% 올랐다. 이어 2014년 7월에는 5.4%, 2018년 3월에는 7.3% 인상됐다. 올해 7월에는 기존 5880원에서 6380원으로 8.5% 인상된다.
다만 소협은 2011년 구제역 파동이 발생했을 때 스팸 가격을 13.0% 인상했지만 이후 돼지고기 수입가격이 2년 전보다 6.0% 하락하던 2013년에는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4년 가격 인상 이후인 2016년에도 원재료 가격이 14년 대비 5.5% 하락했지만 원재료 인하 효과를 소비자와 나누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7.5%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2018년에는 원재료 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5.4%나 하락한 상황이라는 게 소협의 지적이다.
캔의 원자재인 알루미늄의 가격이 작년 대비 60% 급등해 원가 압박을 가중시켰다는 CJ제일제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소협은 반박했다. 소협이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국제 알루미늄 가격을 원화로 환산한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국제 알루미늄 가격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2.9% 하락했다.
다만 올해 들어 1월~5월 기준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36.4% 상승했지만 이는 업체가 주장한 수치와 차이가 있다는 게 소협의 설명이다.
소협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이번 가격 인상은 일시적으로는 기업에 유리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시장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면서 “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가격 인상이라는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는 정책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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