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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테마주 급등에 앞다퉈 매각이익 챙기는 상장사…투자주의보
NE능률, 자사주 매각으로 106억 확보…작년 영업익 4배
덕성, PN풍년, 백산도 자사주 처분 완료
전문가들 "정치테마주 열풍, 투자주의 당부"
2021-06-02 15:58:49 2021-06-02 15:58:49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정치테마주의 열기를 등에 업고 주가가 급등한 일부 상장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처분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처분을 통해 확보한 현금이 본업으로 벌어들인 작년 영업이익 보다 많은 점은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는 급등락이 심해 투자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E능률 1년래 주가 흐름. 사진/한국거래소 캡처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E능률(053290)은 전날 대비 400원(1.50%) 오른 2만7100원에 마감했다. NE능률은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자사주 58만7300주를 106억5500만원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NE능률은 지난 5월17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동안 장내에서 주식을 팔았다. 주당 처분단가는 1만7078원에서 1만9709원으로 나타났다.
 
NE능률은 윤석열 테마주로 꼽힌다. NE능률의 최대주주인 윤홍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 종친회 소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였다. NE능률은 지난 3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과거 및 현재 당사의 사업과 윤 전 검찰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NE능률이 이번 자사주 처분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지난해 영업이익 보다 많다. 서적출판업체인 NE능률의 지난해 매출액은 754억원, 영업이익은 25억으로 집계됐다. 자사주 처분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셈이다.
 
최근 국내증시에서는 정치테마주의 급등 양상이 나타나면서 테마주로 묶인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플라스틱 합성 피혁 제조업체인 덕성(004830)은 자사주 70만주를 162억6700만원에 처분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덕성은 장내에서 처분하지 않고, 시간외거래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자사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당 처분가격은 2만3228원이다. 덕성이 자사주 처분을 통해 확보한 현금도 지난해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덕성은 지난해 매출액 1177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자사주 처분을 통해 영업이익의 3배를 벌어들였다. 덕성은 이봉근 대표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윤석열 테마로 분류됐다.
 
기타금속 가공제조업체인 PN풍년(024940)과 플라스틱 합성피혁 제조업체인 백산(035150)도 지난 4월에 잇따라 자사주를 처분해 현금을 확보했다. PN풍년은 자사주 50만주를 팔아서 40억9000만원을 챙겼다. 백산도 자사주 544만4400주를 정리해 54억700만원 가량을 확보했다.
 
백산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과거 윤 전 총장의 특별변호인을 맡은 남기춘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윤석열 테마주로 편입됐다. PN풍년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관련주로 분류되는 회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치테마주 현상을 통해 나타난 주가 급등 시기에 관련 기업이 자사주 처분에 나서는 것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순 없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심한 정치테마주에 대한 투자는 지양하고, 기업의 실체와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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