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일단 '승기'…불씨는 여전
박철완 상무, 이사회 진입 좌절됐지만 "끝이 아닌 시작"
2021-03-29 06:17:07 2021-03-29 06:17:07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금호석유화학을 둘러싼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이 승리의 깃발을 잡았지만 불씨는 여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열린 금호석화 주주총회에서 박 상무가 낸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되고 본인의 이사회 진입도 좌절됐지만, 박 상무가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한 견제는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는 말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6일 서울시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제44기 주주총회에서 7건의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양측의 안건이 모두 부결됐지만, 이를 제외한 모든 의안이 사측이 제안한 대로 가결됐다.
 
특히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 부결되면서 박 상무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이사회 진입'마저 좌절됐다. 당초 금호석화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금호석화 측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하면서도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찬성의 의사를 표명한 바 있어, 업계는 박 상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금호석화 측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했다. 금호석화는 주총 이후 입장 자료를 내고 "이번 주주총회 결과는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짓고, 회사의 실적 및 기업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토대를 이루었다는 평"이라고 언급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도 "주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우리 임직원들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박 상무 측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반기의 뜻을 접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현 이사회의 고질적인 거버넌스 취약성 개선, 여타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행위에 대한 견제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동종업계 대비 과소 배당 등을 다시 한번 꼬집었다. 아울러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며 주주로서 회사에 일정부분을 기여하고자 하는 정당한 주주권리의 행사"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가 그동안 주총을 앞두고 행한 활동들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었음 강조한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번 주주제안은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전한 주주문화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도 동료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민주적인 공론 과정을 거쳐 미래 금호석유화학을 위한 제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을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변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철완 상무 측의 입장문을 보면 일련의 활동에 대해 대주주의 권리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기 위한 명분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비록 이사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50%가 넘는 찬성율로 지지를 얻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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