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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 조에 유럽서 리콜
지난해 프랑스·독일 등에서 122대 전면 교체…"제조결함에 따른 단락 가능성"
다음 달 중 GM 볼트 리콜 정책 발표…전면 교체 방침 나오면 LGES 부담 가중
2021-03-22 05:37:14 2021-03-22 09:42:07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해 유럽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 르노의 전기차 조에 차량 일부에 대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가 실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에 차량에서 화재가 난 것은 아니지만 배터리 제조결함에 따른 화재 우려로 문제가 발견된 배터리에 대한 전량 교체를 실시한 것이다. 다음달 중으로 제너럴모터스(GM)가 볼트EV 관련 리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코나와 조에에 이어 볼트도 전면 교체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LGES이 부담해야할 리콜 비용은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뉴스토마토>가 유럽연합(EU)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입수한 문건과 독일연방교통국(KBA)에 확인한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해 4월 프랑스·독일·스웨덴·슬로베니아 등 유럽국가에서 프랑스에서 생산된 르노의 소형 전기차 조에 차량 총 122대에 대한 리콜(코드 0DA5)이 실시됐다. 해당 리콜 조치는 같은 해 10월경 배터리 전량 교체 방식으로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르노 조에 차량 관련 화재 보고는 국내외를 통틀어 총 0건이다. 르노 조에는 지난해 LGES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탈환을 이끈 핵심 차종 중 하나로,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만 10만657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로 기록됐다. 
 
 
유럽연합(EU) 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르노 조에 리콜 보고서. 출처/EU위원회 홈페이지
 
 
하지만 EU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르조 조에 차량의 리콜 원인 즉 위험 유형은 화재(Fire)로 명시돼있다. EU위원회는 리콜 사유로 "배터리 제조 결함에 따른 단락 가능성이 있고, 화재 위험이 높아질 경우 과열에 따른 전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KBA 관계자도 화재 이상 발생 조건과 관련해 "배터리 공급업체의 제조 공정 결함이 배터리 내부 단락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앞서 국토교통부가 현대차의 코나EV 화재 원인으로 꼽은 사유와 비슷하다. 지난달 24일 국토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LGES의 중국 난징(남경) 공장에서 초기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음극탭 접힘)에 따른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를 근거로 현대차는 코나EV와 아이오닉 전기차, 전기버스 일렉시티 등 2만6699대분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조에 리콜에 포함된 차량은 지난 2019년9월23일부터 같은 해 12월18일까지(약 3개월간) 생산한 물량이다. 리콜 대수가 122대로 코나EV보다 매우 적은 수준이나, 공교롭게도 차량 제조 시기가 코나EV의 리콜 대상 차량 제조 시기(2018년 5월~ 2020년 3월까지)와 겹친다.
 
코나와 조에에는 LGES이 니켈 60%, 코발트와 망간 각각 20%를 사용해 만든 일명 ‘NCM 622’ 파우치 형태의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KBA에 따르면 해당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모듈은 LGES 폴란드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코나 EV에 탑재된 셀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 2017년 9월∼2019년 7월 생산됐다.
 
LGES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의 모듈 조립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부적합 배터리 셀이 작업자의 실수로 르노 측에 납품된 것이 확인이 됐다"면서 "추후 해당 제품이 적용된 차량 추적후 122대에 대해 자발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당 리콜의 경우 코나EV 리콜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GM은 볼트EV 화재 관련 리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주차 중이던 볼트에서 총 3건의 화재가 발생하자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GM은 볼트EV 2017~2019년형 6만9000여대에 대한 리콜을 진행 중이다. 볼트에 탑재된 셀도 코나와 조에에 공급된 셀과 같은 NCM622계 모델로, 볼트에는 국내 오창공장에서 2017~2019년에 생산된 셀이 탑재됐다.
 
앞서 코나 리콜과 관련해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NHTSA에 "LGES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배터리셀 내부 단락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냈다. 보고서에서 현대차는 국내외 리콜 대상 코나 차량에 대해 LGES의 양극 단자부(탭 리드) 절연 코팅이 된 개선품으로 셀을 교체할 것을 적시했다. 이를 감안하면 NHTSA가 볼트 리콜 시 기존 배터리 물량이 아닌 개선품으로 전량 교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나 EV 리콜에 개선된 셀을 탑재하겠다고 밝힌 만큼 볼트 리콜도 전량 교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연쇄 리콜에 따른 LGES 배터리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질 우려가 높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배터리 제조사가 나서서 화재 및 리콜과 배터리 상관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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