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와 글로벌 교역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한국·미국 교역액이 4년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이 주도하면서 대미 수출품은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FTA 발효 후 대미·대세계 교역 동향(단위: 억달러, %). 표/산업통상자원부.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020년 교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 교역액은 전년(1352억 달러) 보다 2.7% 감소한 총 1316억 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한·미 교역 4년만에 감소한 규모다.
한·미 FTA 발효 후 대미 교역 증감률을 보면, 2017년 8.8%에서 2018년 10.3%, 2019년에는 2.7% 증가세를 기록해왔다. 이 중 2019년의 경우는 마이너스 6.3%를 기록한 대세계 증감률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왔다.
한·미 FTA 체결 9년차를 맞은 지난해에는 대세계 교역 증감률이 6.3%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미 교역액도 감소세를 맞았다.
지난해 대미 수출을 보면 자동차(부품),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이 주도하면서 전년(733억 달러)보다 1.1% 증가한 741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컴퓨터 수출액은 43억4700만 달러로 전년(21억2900만 달러) 대비 104.2% 급증했다. 같은기간 반도체는 74억5700만 달러로 25.3%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컴퓨터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등 서버 투자 확대 및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전환 가속화에 따른 SSD 수출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반도체는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서버·PC용 수요 호조, 상반기 부진했던 모바일 수요가 하반기 회복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석유제품(-46.5%), 무선통신기기(-26.4%), 자동차부품(-11.5%)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교체 주기 등의 영향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대미 수입은 총 575억 달러로 전년(619억 달러)보다 7.1% 감소했다.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반도체(제조용장비)·항공기 및 부품 등으로 반도체제조용장비와 자동차가 각각 44.6%, 36.0% 증가했다.
대미 무역수지는 총 166억 달러로 전년(114억 달러) 대비 45% 늘었다. 지난해 양국 간 서비스 교역은 493억 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서비스 교역국으로 지난해 전세계 서비스 교역액 2345억 달러 중 21.0% 차지했다.
한·미 FTA 발효 후 지난 8년간(2012~2019년) 서비스 교역 평균은 상품 및 인적교류 확대 등으로 지난 2011년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한국의 대미 투자는 송금기준 95억6000만 달러로 전년(103억5000만 달러) 대비 7.6% 감소했다. FTA 발효 후 9년간 대미 누적 투자는 892억6000만 달러로 FTA 발효 전(2003년~2011년 누적 289억9000만 달러)과 비교해 3.1배 늘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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