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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요기요 인수전…유력 후보자로 신세계·우버 물망
최대 2조원대 인수가…기존 배달서비스 경험 확장해 시너지 효과 기대
2021-03-09 16:51:44 2021-03-10 14:00:4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지난달 매물로 나온 배달앱 2위 업체 요기요에 대한 인수합병(M&A) 시장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뜻미지근하다. 최대 인수가가 2조원대인 데다 배달앱 시장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등 부담 요소가 자리잡고 있어 후보군들이 몸값이 낮아지는 때를 노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최근 유력 후보자로 신세계와 우버가 떠올라 주목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는 조만간 요기요 매각절차를 공식화할 방침이다.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인수합병과 관련해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은 만큼 오는 8월 3일까지는 요기요 지분 전체를 매각해야하기 때문이다. DHK는 지난달 매각주관사로 모건스탠리, 법률자문사로 태평양을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요기요의 인수가격을 1조~2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인수후보 기업으로는 신세계와 우버가 꼽히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 인수시 각사가 진행 중인 배달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요기요플러스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유통분야 대기업들은 백화점 식품관과 편의점 등을 통해 배달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신세계는 자체 온라인몰 배송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온라인몰 배송을 성장의 한 축으로 삼으며 SSG닷컴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인수한 SK와이번스 야구단의 이름도 'SSG 랜더스'로 정한 것도 SSG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다. 야구장 입장권, 각종 식음료, 구단 기념품(굿즈) 등 야구팬과 커머스 교차점을 활용한 SSG닷컴 사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이렇듯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는 행보를 미뤄볼 때 신세계는 배달앱 인수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꼽힌다.
 
또 다른 후보군은 우버다. 우버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업의 핵심 축이었던 승차공유 서비스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현재 배달 사업 확장으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우버는 이미 우버이츠라는 배달앱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지난 2019년 9월에 철수했지만 미국, 일본 등에서는 선두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배달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큰 만큼 관련 사업을 해본 우버가 요기요 인수를 통해 다시 국내 배달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외에 초반 쿠팡을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거론됐으나 현재 이들 기업이 요기요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네이버는 배달 서비스 확장을 위해 지난해말 물류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으며 ‘빠른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국내 배달 대행업 1·3위 회사인 ‘생각대로’와 ‘부릉’에는 각각 400억원, 240억원을 투자하며 폭넓은 물류 인프라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데다 이미 카카오톡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을 통해 커머스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가능성이 낮다.
 
쿠팡은 쿠팡이츠라는 배달앱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어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상장으로 4조원 상당의 실탄을 장착하게 되는데 굳이 다른 서비스를 펼치는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보다는 수혈받은 자금으로 자체 앱을 키우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우버가 관련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DH입장에서도 경쟁사인 쿠팡에게 매각하면 위협적이지만 우버이츠에게 요기요를 넘기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딜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라며 "지난해부터 국내 배달앱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는데 글로벌 배달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우버에게 있어 한국은 음식 배달 사업을 확장하기에 적합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우버이츠 관련 사업은 계획이 없다"면서 "현재 국내에서는 택시 호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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