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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LCC 에어로케이, 코로나에 첫 취항 일정 연기…자본금 확충 우선 과제로
"투자금 확보 상황에 따라 취항 일정 다시 정할 것"
2021-02-18 05:09:16 2021-02-18 05:09:16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국내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가 오는 19일 예정돼 있던 첫 취항 일정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본금 확충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에어로케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19일 취항 예정이었던 청주-제주 노선의 운항 일정을 취소한다. 에어로케이는 당초 내달 5일 이내에 취항해야만 자격이 유지된다는 국토부의 항공운송사업면허 발급 조건에 따라 취항 일정을 계획했었다. 취항과 함께 운영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었지만, 국토부에서 이날 사업면허조건 변경 결정을 내리면서 재원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번 셈이다. 
 
에어로케이는 구체적인 취항 일정은 재원 마련 상황에 따라 다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투자 유치와 면허 연장에 필요한 절차들을 기한 내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취항을 무기한 미룰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우선 국토부에 오는 20일 이후의 청주-제주 노선에 대한 슬롯(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권리)은 추가로 신청한 상태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국토부의 면허 조건 변경으로 산소호흡기는 달게된 셈"이라며 "취항 일정에 급급하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투자금 확보 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어로케이 비행기. 사진/에어로케이
 
 
결국 에어로케이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자본금 확충이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2월 180인승 규모의 에어버스의 A320 1호기를 확보하고 직원수도 147명으로 늘렸지만, AOC 발급이 기재 도입 10개월 뒤인 지난해 12월에서야 이뤄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가 인건비와 항공기 유지비용 등을 포함한 운영비로 매달 평균 1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설립 당시 480억원에 달하던 에어로케이의 자본금은 현재 1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에 에어로케이는 별도의 투자자 유치와 1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100억원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말한다. 면허 조건 변경에 따른 기한과도 동일하다. 
 
일각에서는 에어로케이가 청주의 유일한 지역 거점 항공사로 출범한 만큼 지역 사회에서의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에어로케이와 같은 기간 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의 경우 양양 지역을 모기지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강원도의 운항장려금 60억원을 수혈받아 자본잠식을 모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5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해서 지역 거점 항공사가 잘될 경우 지역사회의 부가가치가 함께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자체가 항공사와 함께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면 사실상 투자 환경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는 당초 예정된 1호 기재의 도입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국토부의 연장 결정으로 면허 취소 위기는 모면했지만, AOC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기재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AOC와 같은 행정 절차 외에 자본금 마련이 사실상 최우선 과제인 건 마찬가지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미국 연방항공법상 점검이 남아있어 아직 항공기가 들어오지 못했지만 늦어도 3월 초에는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의 연장 결정으로 준비하는 데 여유가 조금은 생겼지만 항공기가 들어오는데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취항을 진행할 것"이라며 "투자자와도 긍정적인 얘기가 오고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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