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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서 롯데·신라 면세점 철수…대규모 공실 초읽기
현대·신세계 등 기존 사업자 확대 운영 검토…새 사업자 선정도 '안갯속'
2021-02-06 14:00:00 2021-02-06 14:00:00
 
지난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다음 달 롯데·신라 면세점이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철수하면서 대규모 공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관세법상 추가 연장이 불가능하고, 재입찰을 서둘러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후속 사업자 선정이 불투명해 공실 사태가 장기화할 우려가 높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전체 면세점 면적의 30% 달하는 24개 매장을 운영하는 롯데와 신라의 계약은 오는 28일 만료된다. 관세법상 최대 6개월까지만 연장이 가능해 지난해 8월 계약 기간 만료 뒤 지금까지 연장 운영해 왔던 이 구역은 추가 연장이 불가해 빈 채로 남게 됐다. 재입찰을 해도 당장에 후속 사업자 선정이 힘들고, 임대료 등 문제로 공실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인천공항은 임시방편으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면세점의 매장 면적을 기존 사업권의 5% 범위에서 확대해 공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세판매장 특허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기존 사업자는 세관장의 허가를 얻어 기존 사업권의 5% 미만으로 임대면적 확장이 가능하다. 현대·신세계 관계자는 "관계 기관이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요청이 오거나 정해진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로 이용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매장을 확대 운영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발생해 임대료 감면 이외에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롯데·신라 면세점이 문을 닫게 되면 이곳에서 일하는 외주·브랜드 파견 인력의 대량실직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6500명의 면세점 직원 가운데 3000여명이 유급·무급 휴가 중이거나 일자리를 잃은 상황에서 조속한 사업자 선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본사에서 직고용한 인력은 순환 배치가 가능하지만, 아닌 경우 고용을 담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구본환 전 사장의 해임 이후 100일 넘게 공석이었던 인천공항 공사 사장으로 선임된 김경욱 사장은 주요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40% 가까이 급락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5조60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7% 감소했으며, 방문객도 1066만9000여 명으로 2019년의 22%에 그쳤다. 내국인 출국이 어려워지면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94%까지 올랐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실 장기화를 막기 위해선 매출에 비례한 임대료 책정 방식을 적용하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욱 신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ㅓ 지난 2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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