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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말 아낀 손병두 "사전·사후 관리 강화에 집중"
"재개 시기·방법, 금융위가 결정할 일"…개인 공매도 확대 신중론 밝혀
2021-01-26 12:00:00 2021-01-26 13:36:0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오는 3월16일 재개를 앞둔 공매도 제도에 대해 의심거래 주기를 단축하고 시장조성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등 사전·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논란이 된 공매도 재개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금융위 고유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고,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손 이사장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매도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관리 중심으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고 불법공매도 근절을 위한 적발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할 계획”이라며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에 맞춰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심거래 점검주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한편 시장감시 강화를 위한 인력·조직도 개편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의 목소리에는 “공매도 등 자본시장 정책은 시장 참여자 모두의 관심사인 만큼, 정치권 등에서 나오는 의견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손 이사장은 다만 “한국거래소 차원에서는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시기나 방법을 검토하거나 정한 바 없다”며 “공매도 재개 여부와 관련한 의사결정은 금융위원회의 고유한 결정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와 관련해서는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신용도나 정보력, 위험감수능력 등이 낮은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 기회를 무분별하게 확대·제공할 경우 오히려 손실 발생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시장 공매도 금지·업틱룰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시장조성자제도 방안에 대해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상종목 축소, 업틱룰 예외 축소, 거래 투명성 제고 등의 개선방안을 착실히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장조성자의 거래소 공매도규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시장감시위원회의 회원징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임기 동안 추진할 역점 과제로는 △미래성장동력 육성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사업 다각화를 꼽았다. 손 이사장은 “코스피 3000시대를 맞아 건전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이제는 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며 “혁신성장 기업이 적시에 원활하게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제도를 개선하고 BDC(기업성장투자기구) 도입 등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맞춤형 지원체계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ESG, SRI 투자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시장 환경을 마련해 기관, 외국인 등 안정적 수요기반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뉴딜 관련 ETP·파생상품을 제공하고 SRI(사회책임투자)채권 활성화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다양한 평가방식과 평가기관을 활용한 ESG 지수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액티브 ETF 규제 완화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혁신기업의 코스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시가총액 중심으로 진입요건 체계를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코스피200선물꽈 미국달러선물의 유렉스 상장을 통한 파생 야간시장 개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증시 거품론에 대해선 “경기부양책 등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주가흐름이 양호하고, 코로나로 촉발된 증시환경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적정 수준을 판단하기 곤란하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충분한 준비와 학습을 통해 신중하게 투자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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