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수제맥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류시장에서 규모를 더 키우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형 업체와 영세 업체간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6.36% 성장한 1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서 무려 5배 가까이 성장한 수준이다.
실제로 편의점 CU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달 기준 수제맥주의 매출 비중은 국산 맥주 매출의 10%를 넘어섰다. 수제맥주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를 돌파한 건 수제맥주가 편의점에 진출한지 약 3년만이다. 그간 국산 맥주 매출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9% 수준이었으나 올해 대폭 확대됐다는 게 편의점업계의 설명이다.
수제맥주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경은 2018년 주세법 개정으로 소매점 유통채널이 본격 허용된 데 이어 올해 주류 과세체계가 가격 기준의 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의 종량세로 바뀌면서 ‘4캔에 1만원’과 같은 마케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로 집에서 술을 줄기는 혼술족, 혼맥족이 늘어나면서 수제맥주 수요가 급격히 커졌다.
이처럼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는 대형 수제맥주업체는 급증한 수요에 맥주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지만 반면 영세업체는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영세한 수제맥주 업체는 대형업체와 달리 생산 설비가 작아 캔맥주 생산이 어려워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로의 판로 개척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주로 음식점과 펍 등에 캐그 형태로 납품을 하는데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제한을 받게 되면서 매출 타격이 심화됐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에 납품하는 영세 수제맥주업체의 경우 매출이 전년 대비 80~90% 이상 감소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수제맥주 양조장의 수는 154개다. 이 가운데 편의점 등 대형 유통채널에 진출한 업체 8~10곳을 제외한 140여개 업체가 매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는 전체 업체의 93%에 달하는 수준이다.
영세수제맥주업체 관계자는 “편의점에 납품하지 못하는 업체는 현재 매출이 80%~90% 감소했고 규모가 작은 업체는 현재 문을 닫고 쉬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다양성의 강점을 가지고 있던 게 수제맥주였는데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화가 됐고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가면서 안타깝게도 양분화가 급격하게 진행됐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영세한 수제맥주업체의 줄폐업을 막고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생산 설비가 작아 편의점 등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한 수제맥주 업체의 어려움이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소규모 주류제조자만이라도 온라인에서 판매를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고 말했다.
편의점 주류 냉장고의 한 라인 모두에 국내 수제맥주가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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