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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의1토막' 표현도 부족"…코로나 불안 못 피한 학원들
집합금지 예외 인정받은 대입 수업도 타격…걱정되도 어쩔 수 없는 수험생
2020-12-08 16:52:30 2020-12-08 16:52:3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원래대로라면 자리 없어서 학부모가 서있고 바글바글해야 할 상담실이 텅텅 비고 거리도 한산해요. 코로나가 터지면 예약했던 것도 취소하는 판입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첫날인 8일 조찬희 틴트미술학원 부원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상담실 카운터에서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업황 감소를 호소했다. 이날부터 허용되는 학원 수업은 대입 입시뿐이고 이 학원이 입시교육기관인데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발길을 뜸해지게 한다는 것이었다.
 
조 부원장은 "수도권 확진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특히 지방에서 올라오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경기 남양주 등에서 감소한 재학생은 20% 날아간 것 같고, 상담실 등을 거치는 신규 유입은 '10분의1 토막'이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입시 선생이 없는 일반고 학생은 학원을 올 수 밖에 없는데도 요즘은 강남으로 오기보다는 집 근처 학원을 택하는 추세"라면서 "교육청·구청에서 나와 수기 작성을 제대로 안했다고 지적하면 우리는 '실제로 숫자가 적다'고 응수한다"고 회고했다. 지난 9월부터 이날까지 상담실 수기 작성자는 10명을 간신히 넘겼다. 그나마도 재수생 학부모도 일부 포함돼있어 실제 신규 유입자는 더 적다는 설명이다.
 
학원 '논증과추론'의 이복희 부원장 역시 "100명 차던 강의실이 거리두기로 인해 50명 미만 들어올 수 있게 됐지만 실제 입실 숫자는 30명"이라면서 "3분의1이 안되는 수업도 있다"고 말했다.
 
입시교육기관이 아니거나 대입 수험생 외에 더 어린 학생을 포함하는 학원은 사정이 더 안 좋았다. 학원 '아고라 사회'의 경우 정시와 중고등부 내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현재 수시 면접에 집중하는 수험생이나 중고등학생 모두 끌어들일 수 없는 처지였다. 그나마 거리두기 상향 전날인 지난 7일 중2·고1·고2의 기말고사 특강을 4회 개최했다. 경찰대 및 사관학교 등을 노리는 A입시교육기관은 대입 응시생 외의 이탈로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B중등학원의 이모 실장은 "'줌'을 하고 있지만 특히 수학·내신의 경우 학부모가 비대면을 안 좋아한다"면서 "수강료 3번 낼 걸 한번 내고 지난 7일에도 대거 취소하지만 정치하는 분들은 이런 현실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원에서는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확진이 얼마나 된다고 3주간이라 고삐를 죄이느냐"며 "다음주부터 무급휴가 써야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혹시라도 모를 감염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지만 공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있었다. 고3 손모군은 "평소에 하던대로 해야해서 대면 수업에 가는 것"이라며 "부모님이 손소독제나 마스크를 챙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원에서는 수험생의 우려를 더더욱 부추기는 광경도 있었다. 소규모인 C논술학원에서는 학생 2명이 거리두기와 칸막이 없이 걸상에 나란히 앉은 모습이 보였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가 한산하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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