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의 연말 임원 인사가 본격화했다. 주요 은행장들이 임기 만료를 앞둬 예년보다 분위기는 조용하지만, 최근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과 ESG경영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여성·디지털 관련 임원이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임원급 인사는 총 84명으로 이 중 64명(76.2%)의 임기가 이달 말까지 종료된다.
은행들은 아직까지 임원 인사에 대해 일정조차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이달 말까지, 지성규 하나은행장·권광석 우리은행장이 내년 3월까지인 탓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행장부터 아래 직급으로 내려가는 하향식 인사를 택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허인 행장의 연임을 결정했으나 20일 전후 있을 KB금융지주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결정과 맞물려 인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은행들의 선제적인 움직임과 먼저 인사를 단행한 농협은행에 비춰 추세는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1일 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 조직을 신설하고 상무급 외부 인사 2명을 영입했다. 이들을 위해 지난달 26일에는 지배구조법을 개정해 '상무 호칭을 사용하는 전문계약인력'도 경영진으로 평가받게 했다.
은행 경영진은 은행법에 따라 까다로운 자격요건이 요구된다. 반대로 경영평가를 통해 수억원대 성과보수를 받는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분야의 능력 있는 인사를 중용하기 위한 내규 개정"이라면서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임원급 핵심인재 풀을 확보하기 위해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내년도 조직개편 방향을 디지털로 잡고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여성 임원도 부각될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6일 외부출신을 제외한 12명의 부행장 중 6명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임 여성 부행장으로 이수경 전 농협은행 카드회원사업부장을 선임했다. 장미경 부행장보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임원이다. 농협생명도 첫 여성 부사장이 선임되는 등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지주는 최근 여성 리더를 중용하는 양상이다.
이는 ESG경영이 주요 투자의사결정에 활용되면서 금융사들이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없다고 말하지만, 올해 4대은행의 여성 임원은 비율은 6.5%에 불과하다. 40.7% 비율인 외국계은행에 대비된다. 여성 임원 비율이 높으면 기업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ESG점수가 나아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경우 부지점장까지는 여성 인력 성비를 10% 이상 유지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제한이 있기보다는 아직까지 인력 풀을 쌓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이 올해 첫 인사를 시작하면서 64명을 대상으로 한 시중은행의 연말 임원 인사가 본격화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의 은행 ATM 부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