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절차없이 기술자료 요구한 현대일렉트릭 등 '제재'
현대일렉트릭 , 고압배전반 제품 납품시 도면 요구
한화에어로, 항공부품 블레이드 작업 지침서 요구
"비밀 유지·권리귀속 관계 등 서면 계약없이 진행"
입력 : 2020-12-03 12:00:00 수정 : 2020-12-03 16:26:01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하도급 업체의 기술 자료를 비밀 유지 방법·권리귀속 관계 등의 계약 없이 요구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위는 하도급 업체의 기술보호 절차 규정을 위반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특히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에 대해서는 과징금 2000만원을 결정했다.
 
위반 내용을 보면,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고압배전반 관련 제품 제작을 위탁하고 납품받는 과정에서 기술자료 요구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이 업체는 7개 하도급 업체에게 20건의 승인도(도면)을 요구하면서 비밀 유지 방법·권리귀속 관계·대가 및 지급 방법 등을 정한 서면을 제공하지 않은 것. 승인도는 위탁 제품을 공급하기 전에 원사업자가 최종 승인한 수급사업자의 제작 도면을 말한다.
 
하도급 업체 7개사가 현대일렉트릭의 요구에 따라 제공한 도면은 배전반 패널, 부스 덕트의 제조를 위한 외형도, 조립도, 회로도, 결선도, 부품 목록 등을 포함한 종합도면 총 20건이다.
 
심의과정에서 현대일렉트릭은 계약서에 승인도를 제출할 것이 명시됐고 승인도 작성비용을 지급해 승인도의 소유권이 현대 측에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도면 제출의무와 도면의 소유권 이전의무는 다르다는 게 공정위 측의 판단이다. 현대가 지급한 승인도 관련 비용은 단순히 인건비(드로잉 비용)에 불과해 승인도의 소유권이 이전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문종숙 공정위 기술유용감시팀장은 “원사업자가 발주를 위해 일부 정보를 제공했더라도 하도급 업체가 그동안 축적한 기술 사항·노하우를 추가해 기술자료를 작성한 경우 이를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로 인정한다”며 “기술 자체는 일부 알려져 있으나 원사업자의 특별한 상황에 맞게 수정돼 하도급 업체가 비밀로 관리하는 세부 기술사항에 대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도 2015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항공용 엔진 부품 ‘블레이드’의 임가공을 맡기면서 기술자료 요구 절차를 어겼다. 한화에어로가 요구한 기술자료는 하도급 업체 4곳의 임가공 관련 ‘작업 및 검사 지침서 8건’이다. 이 업체도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권리 귀속 관계 등을 정한 서면을 제공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는 자신의 기술지도를 바탕으로 하도급 업체가 해당 자료를 작성해 한화 소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자료에는 하도급 업체의 임가공 노하우와 경험이 반영됐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원사업자가 일부 정보를 제공했더라도 하도급 업체가 자신만의 고유한 기술 정보를 담아 기술자료를 작성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당시 한화에어로에서 기술지도를 담당한 직원은 입사 3년 이하 직원인 점과 하도급 업체 사업장에 30분~1시간 남짓 머무르는 등 기술지도를 진행한 점도 고려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중소하도급 업체 기술보호 절차 규정을 위반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에 대해 시정명령 및 2000만원의 과징금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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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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