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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욱 "'Offramp'는 재즈라는 '울타리' 넘던 창작 실험실"
'불멸의 재즈 듣는다'…팻 메시니 그룹 대표작 'Offramp' 전곡 공연
14일 오후 4시·7시 서울 종로구 JCC 아트센터
2020-11-10 11:24:19 2020-11-10 11:24:1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팻 메시니의 명반 'Offramp'는 ECM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로 그 상징성이 있지만, 어딘가 규정 지을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 사실 조금 이상하고 어려운 앨범입니다."
 
기타리스트 정수욱씨는 재즈 공연기획사 플러스히치를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Offramp'는 재즈를 '울타리'로 삼아 그것을 뛰어 넘으려던 젊은 뮤지션들의 실험실이었다"며 "‘컨템포러리-월드-퓨젼 재즈’를 통섭한 이 앨범에선 키보디스트 라일 메이스와 함께 만든 전설의 ‘팻 메시니 그룹’ 초창기 프로덕션과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젊고 열정에 넘치는 재즈 뮤지션들의 영감과 창의력, 조금의 무모함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정수욱씨는 오는 14일 오후4시와 오후7시, 서울 종로구 JCC 아트센터에서 팻 메시니 그룹(PMG)의 1982년작 Offramp를 전곡 실연하는 무대에 선다. 재즈 공연기획사 플러스히치가 기획한 ‘재즈 명반을 만나다’ 기획 공연 일환. 
 
앞서 플러스히치는 테너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1927~1991)와 브라질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 주앙 질베르토(1931~2019)의 협연작이자 전설의 명반 'Getz/Gilberto(1963)',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75)의 명반 'My Song(1977)' 전곡을 실연하는 라이브를 진행해왔다.
 
이 공연은 당초 9월 예정됐었지만, 당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가피하게 일정을 조정해 이번에 열리게 됐다. 
 
팻 메시니 그룹 대표작 'Offramp' 전곡 공연 포스터. 사진/플러스히치
 
팻 메시니는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ECM에서 앨범을 발표하며 주목 받던 신예 기타리스트였다. 이후 키보디스트 라일 메이즈, 베이시스트 스티브 로드비를 만나 'Offramp'로 '팻 메시니 그룹' 활동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기타와 다양한 건반, 퍼커션, 보컬까지 더해진 그룹 사운드는 이전에 없던 '뉴 재즈 사운드'를 창조했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대표곡 ‘Are You Going With Me’,‘James’ 등이 수록된 'Offramp'를 그대로 연주하는 사례는 국내에서 드물다. 다만 앨범의 100% ‘단순카피’ 연주보단 정수욱표 ‘재해석’에 도전해볼 예정이다.
 
"그들이 당시 사용했던 똑같은 모델의 악기들을 이베이에서 구하는것도 아주 어려운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똑같이 카피해 연주하는건 너무 손쉽게 접근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제덕 등의 음악 프로듀서로도 활동한 정수욱은 색소포니스트 손성제와 함께 한 그룹 'Near East Quartet' 앨범을 ECM에서 발표한 뒤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
 
"보통 내 음악을 더 좋게 만들 생각없이 다른 사람의 음악을 무대에서 연주하는건 훈련이외에는 그리 의미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Offramp'라면 예외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제는 생각합니다. 40여년 전, 젊은 (미래의) 거장들과 그들의 음악적 이상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정씨가 꼽는 'Offramp' 앨범의 특장점은 재즈에 대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정씨는 "중독성 강한 이국적 리듬 리프들과 낯설지 않은 신디사이저 사운드들은 재즈를 모르던 고교 시절의 나를 이끌었다"며 "비틀즈와 헨드릭스로 시작해 마이클 잭슨과 폴리스가 지루해지기 시작하던 나의 기타 생활에 너무나도 신선한 감동이었다. 진입장벽이 이렇게 낮은 재즈는 나에게 이전엔 없었다"고 회고한다.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심규민, 베이시스트 전제곤, 드러머 송준영도 참여한다.
 
기타리스트 정수욱. 사진/플러스히치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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