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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1356명 “박양우 문체부 장관 속내 드러났다. 사퇴하라”
2020-10-29 14:25:27 2020-10-29 14:25:2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작년 3월 장관 취임 전부터 영화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왔다. 장관 임명 전 국내 영화 시장의 큰 손’ CJ ENM의 사외이사 경력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영화계 산적한 여러 문제의 중심에 대기업 수직계열화가 존재했고, 그가 취임할 경우 대기업의 거수기로 장관이 전락할 우려가 있단 지적 때문이었다. 그리고 장관 취임 1 6개월이 지났다. ‘영화산업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박양우 현 문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지난 27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나온 박 장관의 발언 때문이다.
 
당시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화의 상영과 배급의) 수직계열화가 한국영화산업 확장과 다양성을 가로막고 획일화된 장르, 중소제작사들 발전, 국민의 다양한 볼거리 수요를 침해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뉴시스
 
이에 박 장관은 “기본적으로 상영배급 겸업 문제는 다양성에 관한 문제도 있지만, 자본투자를 통해서 국제경쟁력을 진흥시킨단 측면도 있어서 굉장히 논란이 많다고 답했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풀어보면 대기업에 의한 상영과 배급 겸업 혹은 수직계열화는 영화의 다양성을 훼손한단 문제도 있지만, 자본투자를 통해서 국제경쟁력을 진흥시킨단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말이 된다.
 
준비 모임 측은 29일 뉴스토마토에 대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불공정행위를 통해 중소기업 권익과 소비자 복리후생을 침해했단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대기업이 내세우는 방어 논리가 바로국제경쟁력 진흥이다면서 국내에서 벌어지는 다소간 불합리한 행위는 대기업 규모를 더욱 키워서 해외시장에서 돈을 더 벌어옴으로써 상쇄시킬 수 있단 주장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산업에는 이런 논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현대차의 자동차 독점, 삼성전자의 LG전자의 가전 독과점이 그 예다. 하지만 문화 예술 분야는 전혀 다르다. 글로벌 최고 인기 그룹 BTS의 성공은 방시혁 빅히트엔터 의장과 BTS멤버들의 재능과 노력이 뒷받침 됐다. 영화 기생충 CJ의 자본 투자도 있었지만 봉준호 감독과 작가 제작자 배우 및 전 스태프의 재능과 노력이 결집된 산물이다.
 
준비 모임 측은 영화인들이 박 장관 인선에 대해 CJ ENM에서 오랫동안 사외이사로 몸담았던 전력을 들어 반대했었다면서 당시의 우려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고 말했다.
 
작년 3월 열린 박 장관 지명자 인사청문회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화인들이 박 지명자의 기업활동 경력으로 인해 반발하고 있다며, 만약 장관이 되면 영화인들이 우려하는 대기업 편들기를 하지 않고 독과점 문제 불균형을 바로 잡는 노력을 어떻게 하실지 밝혀달라고 전한 바 있다. 당시 박 장관은 “중소제작자들 권익이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제작 투자 배급 상영의 전체적인 생태계가 균등하게 갈 수 있도록 유념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관 취임 후 1 6개월 만에 입장이 정반대가 됐단 지적이다.
 
준비 모임 측은 박장관은 내년 2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유네스코의문화 예술 다양성의 보호와 진흥을 위한 회의에서 의장역을 하기로 돼 있다면서 문화 예술을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이해하는 박 장관이 국제무대에서 문화 예술 다양성 보호와 진흥을 위한 논의를 이끈단 것은 국제적 망신이거나 혹은 국제적 위선이다고 지적했다.
 
준비 모임 측은 지난 27일 국정 감사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결국 영화계 인사들이 인사 청문회 이전부터 지적해 온 박 장관의 친 대기업 인식이 현실로 증명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장관 사퇴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 영화산업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지난 2영화산업 구조개선 요구 영화인 선언에 서명했던 영화인 1356명이 함께 하는 모임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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