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후송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1심서 징역 2년
"위험성 비춰 비난받아 마땅" 지적
사망과 인과관계는 의협서 감정 중
입력 : 2020-10-21 15:27:54 수정 : 2020-10-21 15:27:5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구급차와 접촉사고를 내고 환자 후송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21일 특수폭행(고의사고), 업무방해, 공갈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최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상시 위급 환자가 탑승하고 있을 수 있는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냈다"며 "환자가 탑승한 것을 확인했는데도 사고 처리를 요구하면서 사설 구급차의 환자 이송을 방해한 혐의는 그 위험성에 비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씨 행위와 당시 사망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양형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일 탑승 환자가 사망한 결과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양형에 참작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구급차를 막아 병원까지의 이동이 지체된 것과 환자 사망과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경찰의 의뢰로 현재 대한의사협회가 감정하고 있다. 
 
최씨는 6월8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의 도로에서 환자를 태운 사설 구급차와 접촉사고를 낸 후 병원에 가지 못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최씨는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질 테니 사고부터 처리하고 가라"며 구급차를 약 10분 동안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환자는 다른 구급차로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사고 5시간 만에 사망했다. 최씨는 사고 당시 택시회사에 입사한 지 3주차였고, 6월22일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3일 진행된 최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최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법정에 와서 일부 범행에 대해 자신의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태도를 보였다"며 "폭력 전력이 11회 있고, 수년 동안 보험 사기 등 동종 수법을 반복했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은 "의도적으로 돈을 갈취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인 사고에 대한 인식이 있다"며 "관련 사고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언론 보도에 의해 이슈화되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숨진 환자의 아들 김모씨가 지난달 3일 청와대에 국민청원에 당시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올린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란 게시글로 알려졌으며, 그로부터 한 달간 73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김씨가 청원 게시글을 올린 당시에는 단순 접촉사고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동경찰서는 최씨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7월24일 최씨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21일 특수폭행(고의사고), 업무방해, 공갈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최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서울권역 응급의료센터에서 대기하는 구급차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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