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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속 내 사진이 누드 사진으로?···피해자만 최소 10만명
2020-10-21 13:56:39 2020-10-21 13:56:39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딥페이크 기술로 제작된 가짜 나체 사진으로 10만명이 넘는 여성이 피해를 봤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일부 사진에는 미성년자가 포함되는 등 소아성애물도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2021년까지 관련법 개정을 통해 딥페이크 기술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BBC는 20일(현지시간) 민간 정보업체 센시티가 발간한 보고서가 지난해 7월부터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가짜 나체 사진이 제작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가짜 나체 사진은 이용자가 원본 사진을 대화방에 보내면 운영자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옷을 삭제해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편집은 수 분 만에 이뤄질 정도로 신속했으며 운영자가 이 과정에서 따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다.
 
보고서는 지난 1년간 약 10만4852명의 여성이 가짜 나체 사진이 유포되는 피해를 보았다고 했다. 일부 사진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소아 성애 콘텐츠 제작과 유포도 이뤄졌다고 했다. 이용자 대다수는 러시아 등 구소련 국가 출신으로 전해진다.
 
 
사진/뉴시스
 
익명의 대화방 운영자는 BBC에 “이는 단순한 놀이”라며 “사진 퀄리티가 사실적이지 않고 이를 이용해 누군가를 협박하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조사해온 니나 식 작가는 “가짜 포르노 희생자들에게는 참담한 일”이라며 “피해자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고 일갈했다.
 
전문가들은 딥페이크 활용 범죄가 증가하는 만큼 구체적인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르지오 파트리니 암스테르대 수석 과학자는 “SNS에 올린 사진으로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다”라며 “딥페이크 활용 규제가 뚜렷하지 않아 누드 사진 합성이 대놓고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영국 정부는 딥페이크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해 2021년까지 관련 법 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3월 17일 ‘딥페이크 영상물 등’의 제작·반포 등의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개정법안을 발표했다. 이는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불거진 후 나온 대책이다. 법안 개정으로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반포 등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영리 목적일시 ‘7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된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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