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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고금리 가계대출 관리 절실
2020-10-16 06:00:00 2020-10-16 06:00:00
은행이 연말 신용대출을 줄인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은 10~12월 동안 신용대출 증가 폭을 2조원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코로나19 여파에 신용대출 폭증으로 연체 우려가 커지자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제 고객들의 시선은 2금융으로 향한다통상 시중은행이 대출을 줄이면 2금융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이미 코로나 이후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저축은행 여신 규모도 급증하는 흐름을 나타냈다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여신 규모는 지난 7월 70조원을 돌파했다지난해 연말(65504억원대비 5조원이 증가했다연말까지 시중은행이 대출 취급을 줄이면 대출 증가세는 더 크게 나타날 조짐이다.
 
업계에서도 대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연장선상이다. 업계는 당초까지만 해도 2금융에서까지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수요는 얼마 없을 것으로 봤다그러나 최근 공모주 투자 열풍으로 저축은행 계좌에서 수천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영향을 실감했다는 반응이다무엇보다 코로나로 실물 경기가 침체하면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한 뒤 부족한 생활자금을 저축은행에서 충당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취약성이다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고령층 차주 비중이 높다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연령대·업권별 가계대출 구성비'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올해 2분기 24.8%, 2016(20.4%)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같은 기간 30~50대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감소했다. 경제 활동이 적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등 비은행에서 취약차주가 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저축은행 금리는 시중은행에 비해 높다. 2금융의 평균 이자율은 10%대 중후반이다. 법정최고금리 24%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 취급도 적지 않다높은 금리 수준의 가계부채가 급증하다 부실이 터지면 우리 경제가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금융당국은 이 상황을 무겁게 인식해 저축은행에서도 관리·감독 기준을 높이는 대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안일한 가계부채 관리는 서민에게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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