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만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수 재편을 두고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놨습니다. 장 대표가 이른바 '올공'(올림픽공원) 공개 검증을 앞세워 강경 보수층 결집에 나선 반면 오 시장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 등을 만나 만찬을 갖고 보수 통합과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보수 진영의 재편 필요성에서는 공감하면서도 해법에서는 온도차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장동혁 국민의 힘 대표 등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수 결집' 대 '외연 확장'…엇갈린 두 주자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 시장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47주기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와 오 시장이 만나 반갑게 인사했지만, 두 사람의 메시지는 엇갈렸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추모식에서 '통합'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지난 23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보수 대통합'을 강조하면서 보폭을 넓히는 모습입니다. 무죄 선고 후 이튿날에는 국회 행사장을 찾아 "단합되고 통합된 모습의 국민의힘이 시민과 국민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항소심 선고 당시 법원에 동행했던 의원들과 만찬을 이어갑니다. 자신에게 힘을 보탰던 인사들과 연이어 만나며 접점을 넓혀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항소심 선고 당시 오 시장과 현장을 찾은 이들은 '친오(친오세훈)계'로 분류되는 권영진·엄태영·조은희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조정훈·김소희·박수민·서명옥·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14명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친한(친한동훈)계나 친장(친장동혁)계에 속하지 않았던 의원들이 오 시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반면 장 대표는 추모식 행사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관위 전산 조작, 관리 부실'을 수사하는 특검(특별검사)팀이 오는 28일 투표지 공개 검증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나도 올공 청년들과 함께 현장을 지키겠다. 이재명정권이 약탈한 참정권 회복, 이제 시작이다"라며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장 대표는 최근 욕설 녹취 공개 이후에도 올공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등 강성 지지층과 결속을 다지는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당내 통합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올공 중심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확장을 가로막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친한·친오에 유승민까지…복잡해진 보수 셈법
보수 재편의 또 다른 변수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움직임입니다. 한 의원은 이날 지역 일정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 불참했지만, 그는 앞서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가 선고된 후 '통합'과 '협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한 의원은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오 시장을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해 함께 힘을 합치고 함께 가야 될 분"이라며 "저희가 손을 놓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의원은 무소속 의원으로 국민의힘 복당과 당내 입지 회복이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반면 오 시장은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당내 지지 기반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이해관계가 두 사람의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TV조선>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도 보수 진영의 중요한 자산이고 오세훈 시장도 당연히 중요한 자산"이라며 "보수는 분열하지 않고 힘을 합쳤을 때 선거 승리를 이끌 수 있다. 동상이몽이든 오월동주든 어떤 형태든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한 의원과 통합은 어렵다는 듯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그는 같은 날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 시장이 수사받을 때 풍악을 울리던 분들도 지금 와서 환영 메시지 내고 있다"며 "한동훈 의원이든 누구든 상관없는데, 맨날 뒤에서 공작하고 이런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의 '통합' 발언은 유승민 전 의원이 '이준석, 오세훈, 한동훈이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에 대한 반박 발언으로 보입니다. 실제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동혁 대표부터 시작해 이준석, 한동훈까지 다 통합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해야 한다"며 "제가 뭐라도 역할을 해야 되겠다"고 밝혀 향후 보수 재편 과정에서 역할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와 달리 각 인사의 이해관계와 연대 방식에 대한 이견은 여전한데요. 장 대표의 강경 노선과 오 시장의 외연 확장 전략이 맞서면서 보수 진영의 통합이 실제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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