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도 떨어졌는데 지분희석까지...코스닥 기업들 오버행 부담
이달 CB 전환가액 하향 조정 기업 94%가 코스닥
전환가능주식 증가에 잠재 매물 부담…기존 주주 이중고
2026-10-19 14:54:40 ㅣ 2026-10-19 15:04:03
[뉴스토마토 이하림 기자] 최근 코스닥시장이 하락하면서 전환사채(CB) 전환가액 하향 조정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전환가액 조정으로 향후 발행될 수 있는 주식 수까지 늘어나 지분 희석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더해지는 모습입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시가 하락에 따라 CB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한 상장사는 총 17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가 16곳으로 전체의 94.1%를 차지했습니다. 
 
코스닥시장은 이달 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855.91포인트였던 코스닥지수는 이달 15일 하루에만 7.65% 급락하며 760.82포인트에서 장을 마쳤습니다. 이튿날인 16일 4.46% 반등해 794.78포인트로 마감했지만, 여전히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7.14% 낮은 수준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하락에 대해 "미국 물가 충격에 따른 고금리 부담, AI 투자 수익성 및 자금조달 우려, 중국발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세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약화가 겹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입니다.
 
주가 하락에 따른 CB 전환가액 조정은 코스닥 상장사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바이오기업 루닛을 비롯해 모아데이타, 지놈앤컴퍼니, 크라우드웍스, 에프엔씨엔터, 비보존 제약, 에스오에스랩 등이 이달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모아데이타는 시가 하락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따라 전환가액을 기존 687원에서 500원으로 약 27.2%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전환가능주식 수는 종전보다 108만8792주 증가했습니다. 같은 금액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보다 100만주 넘는 주식이 추가로 발행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놈앤컴퍼니 역시 전환가액을 6420원에서 5240원으로 약 18.4%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른 전환가능주식 증가분은 94만7064주입니다. 크라우드웍스는 전환가액을 2105원에서 1561원으로 약 25.8% 낮추면서 전환가능주식이 66만2222주 늘어났습니다. 이 밖에 한울앤제주와 비보존 제약도 전환가액을 각각 약 30%, 37.8% 하향 조정했습니다.
 
CB는 일정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입니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계약에 정해진 조정 조건에 따라 전환가액을 낮출 수 있습니다. CB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에 대응해 주식 전환 조건을 조정받을 수 있는 장치입니다.
 
문제는 전환가액이 낮아질수록 기존 주주의 잠재적인 지분 희석 부담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전환된 주식이 시장에 매도될 경우에는 주식 공급이 늘어나면서 주가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 같은 오버행 우려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들의 CB 발행 등 자금조달 과정에서도 주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향후 증시 흐름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강 연구원은 "10월 실적 시즌에서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다면 시장이 안도하며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횡보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하림 기자 poetr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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