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NPL 우회 매각에 김포 PF 구조조정 5년째 지연
대부업체에 대출하고 PF 사업장 우선수익권 양도
장부상 손실 덜어냈지만…대부업체 파산에 채권 회수 난항
2026-10-13 15:14:02 ㅣ 2026-10-13 15:57:0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제2 금융사들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제3자 회사에 대출하며 우회 매각하는 구조가 PF 사업장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21년 부실화된 경기 김포시의 한 부동산 개발 사업이 이 같은 채권 양도와 이해관계자 간 갈등으로 인해 5년째 매각(공매)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1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DB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2022년 2월 대부업체인 엘케이자산대부에 총 148억5100만원(DB저축은행 88억1000만원, OK저축은행 60억3000만원)을 대출했습니다. 엘케이자산대부는 이 자금으로 경기 김포시 소재 주상복합건물의 1순위 담보신탁 우선수익권을 매입했습니다. 자금을 댄 저축은행들은 해당 우선수익권에 근질권을 설정했습니다. 이 건물은 앞서 2021년 최초 감정가액 225억6200만원으로 공매가 진행됐으나 5차례 유찰된 바 있는 부실 사업장이었습니다.
 
문제는 부실채권(NPL)을 매입한 엘케이자산대부가 2024년 2월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못하고 기한의 이익을 상실했다는 점입니다. 해당 대부업체는 한 달 뒤인 2024년 3월 금융감독원에 대부업 폐업 신고를 제출하며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이 대부업체와 자금 거래 등으로 얽혀 있는 원시행사 하오삼건설 역시 2025년 3월 건설업 면허 반납을 신청하며 고유 영업을 폐지했습니다. 하오삼건설로부터 7억9000만원을 대출받은 내역이 확인되는 분양대행업체 글로벌리리서치는 교보자산신탁에 김포 일대 부동산을 담보로 맡긴 뒤 새마을금고 등으로부터 약 138억9000만원을 대출받아 또 다른 법인들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도 2025년 말 기준 총부채가 총자산을 약 25억원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며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 판정받았습니다. 이들 법인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이들이 끌어다 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의 대출마저 부실로 묶이게 된 상황입니다.
 
엘케이자산대부가 148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갚지 못하자, 근질권자인 저축은행들은 대출금 회수를 위해 해당 부동산을 신탁 관리 중인 신영부동산신탁에 공매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신영부동산신탁 측은 "우선수익권에 근질권을 설정했더라도 근질권자가 직접 공매를 요청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계약상 명시된 처분 사전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공매 진행을 거부했습니다. 공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려는 채권자들과 자산 매각을 막아선 신탁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해당 사업장의 부실 정리는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채권자가 제3자에 대출해 주고 해당 3자가 그 대출금으로 채권자의 NPL을 매입하는 구조는 장부상 손실을 지우는, 이른바 ‘파킹거래’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과거 증권업계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이 특정 펀드의 수익률 관리 등을 위해 증권사 브로커에게 채권을 일시적으로 맡겼다가 나중에 되사오는 채권 파킹이 적발됐고, 2021년 대법원에서 업무상 배임으로 유죄가 확정된 바 있습니다. 2019년 라임자산운용 사태 당시에는 증권사와 맺은 총수익스왑(TRS) 계약이 파킹거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다만 라임 측이 이를 부인했고, TRS 자체는 적법한 거래 기법이라는 점에서 계약 구조와 위법성은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위해 정상화 펀드를 조성하며 파킹거래 논란을 차단하고자 자산을 매각하는 저축은행은 후순위 출자자로만 참여하도록 제한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2021년 1차 공매를 통해 시장에서 처분되고 손실이 확정됐어야 할 부실 자산이, 대부업체를 거친 우회 매각으로 5년째 겉도는 양상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NPL을 회계상 매각 처리해 손실 인식을 지연시킨 사례가 더 존재할 경우, 금융기관 재무제표에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PF 잠재 부실 규모가 당국의 집계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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