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신다인]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처남 찬스'를 통한 부동산 탈세 의혹으로 질타를 받았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세금 납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과했습니다.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법관 제재청' 공을 넘겨받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이목이 집중됩니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김성수)임명동의에관한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후보자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논란의 사실관계와 납부 계획을 묻는 채현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증여받는다는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6월 처남이 약 15억원에 임차한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43평형 아파트에 보증금 3억5000만원과 월 8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전대차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는 34개월 동안 처남에게 월세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민의힘은 탈세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처남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구체적인 탈세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증인과 참고인을 한 명도 부르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같은 당 김형동 의원도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고도 강남에서 17년간 거주한 경위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없었다”며 “처남이 증인으로 출석해 동거 경위를 직접 밝혔다면 후보자의 의혹 해소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처남의 회사가 판교에서 서울 역삼동 인근으로 이전하자 장모가 더 넓은 집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해 동거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처남에게 지급하지 않았던 월세 역시 최근 한꺼번에 정산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처남에게 지급한 보증금에 관한 채권이 있었고, 월세라기보다는 금융 조달 비용을 분담하기로 한 것”이라며 “최근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증여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세무사를 통해 검토했고 과세 대상이 되는 부분은 이날 오전 납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시에는 그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과 대통령실의 재제청 요구를 놓고도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어떤 후보자는 되고 손봉기 후보자는 안 된다고 반려하는 선택적 재제청이 헌법상 가능하다고 보나. 대법원장이 대통령 부하인가"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상호 존중해야 하는 지위”라고 답했습니다.
또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비판의 소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법리적 검토뿐 아니라 정치적 상황도 사법 행정권자로서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지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도 쟁점이 됐습니다. 김 후보자는 “절차적인 진행이 다소 이례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부에서 여러 가지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검토하고 절차 진행도 하는 것"이라며 "지금 제 입장에서 그것이 적절했는지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최근 5년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네 차례 과태료를 낸 일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39차 로아시아 서울 총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노태악 후임 재제청 놓고 조희대 장고 계속
탈세 의혹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법원 안팎의 시선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자 재제청 여부로 쏠립니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퇴임한 이흥구 전 대법관의 후임인 반면, 지난 3월 퇴임한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임명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대법관 한 자리는 계속 비게 됩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같은 달 28일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제청”이라며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당시 “다음 주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지만 부친상 등을 거치며 발표가 미뤄졌고, 현재까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11일에도 “대법관 장기 공석으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신속히 재제청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법원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법관 공석이 두 자리에서 한 자리로 줄어드는 만큼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고심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김 후보자 임명으로 소부 운영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서두르지 않거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는 2027년 6월까지입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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