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이수정·차철우·이혜지 기자] SPC그룹의 핵심 가맹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10명 중 7명은 창업 당시 가맹본부가 제시했던 예상 매출액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원재료 인상분 전가, 사전 동의 없는 판촉 행사 비용 부담 등 본사의 과도한 요구와 운영 간섭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확인됐습니다. SPC그룹 측은 "제도적으로 예상 매출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점주 개인의 기대치보다 안 나온다는 것은 일방의 주장"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최근 SPC그룹 가맹사업 브랜드 3곳(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의 점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맹본부(SPC·비알코리아)가 제시한 예상 매출액 정보가 "과장광고에 가깝다"고 답한 비율이 52.8%(86표)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가맹본부 광고와 ‘50%’가량 일치한다는 응답도 26.4%(43표)로 집계돼, SPC 본부가 제시한 매출액이 과장에 가깝다고 응답한 비율은 79.2%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20%’나 차이가 없다고 답한 응답률은 20.9%(34표)였습니다.
SPC 가맹점주 과반이 본사가 계약 전 제시하는 예상 매출액 자료가 과장 광고에 가깝다고 인식했다. 자료가 실제 매출과 절반 정도 일치한다는 의견은 26.7%로 나타났다. 두 수치를 합치면 본사 매출액 정보 신뢰성이 50% 이하라고 보는 점주가 전체의 79.2%에 달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점주들 "예상 매출 뻥튀기"…SPC "일방적 주장" 선 긋기
현장에서 만난 점주들의 증언은 더욱 구체적입니다. 한 SPC 가맹점주는 창업 상담 당시 본사 담당자로부터 "점주가 하루 6시간 이상 직접 매장에서 일하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가져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매장을 열고 영업을 시작해 보니 순이익 300만원을 맞추기도 버거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점주가 "왜 이렇게 안내받은 수치와 차이가 나느냐"며 항의하자 본사 측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또 다른 점주 역시 영업사원으로부터 일매출 110만원(월매출 약 3300만원) 수준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구두 설명을 들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본사가 제시한 매출액 자체는 비슷하게 맞춰졌지만, 정작 중요한 순이익 추정치는 그 어디에도 문서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가맹본부는 현재 수익 또는 예상 수익의 산출에 사용된 사실적인 근거와 예측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SPC그룹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예상 매출액을 가맹점주에 제공하고 있다"며 "영업사원이 구두로 예비 가맹사업자들에게 매출을 뻥튀기하는 등의 담보되지 않는 약속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국가맹점주협의회는 상권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맹본부가 임의로 수치를 작성하거나, 전혀 다른 조건의 상권 데이터를 참고치로 제시하는 이른바 '꼼수'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서울 한 SPC 프랜차이즈 매장의 모습. (사진=김양균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주들이 본사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상권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맹본부가 임의로 수치를 작성하거나, 전혀 다른 조건의 상권 데이터를 참고치로 제시하는 이른바 '꼼수'가 만연해 있다고 비판합니다. 전가협 관계자는 "가맹점 수가 적어 유사 상권 데이터가 부족한 브랜드일수록 신규 점주 유치를 위해 매출을 부풀리거나 창업 브로커가 개입하면서 부작용이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SPC 가맹사업자들은 업력이나 영향력, 인지도, 시스템 등에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프랜차이즈 점주들보다 상황이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 모두 문제 발생 시 취약한 상태에 놓이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전가협의 주장처럼 점주에게 피해를 주는 부정확한 매출 정보 제공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투자금 대비 턱없이 낮은 과태료도 연관이 있습니다. 점주 구제 방안도 요원합니다. 분쟁조정도 본부와 점주 모두가 동의해야 성립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민사소송을 선택하더라도 5~6년가량 소요되는 분쟁을 당장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창업 결정 전 참고할 수 있는 공공 데이터의 부재도 갈등을 키우는 요소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매출 규모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 데이터 공개 시점과 현실 사이에 1년 6개월 이상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실시간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프랜차이즈 분야는 학술적·정책적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시민단체조차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점주들의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SPC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사전 동의 없이 광고와 판촉, 구매 강요를 압박(28.3%)이 가장 힘들다고 대답했다. 이어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점주에게 그대로 적용하거나, 독립적인 점포인 가맹점의 영업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이 각각 20.8%, 17.0%로 집계돼 2위와 3위 갑질 사례로 꼽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매출 늘어도 남는 게 없어"…할인 행사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
매장 개업 이후에도 본사와 점주 사이의 비용 부담을 둘러싼 갈등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점주들이 경험한 본사의 부당 요구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전 동의 없는 광고·판촉 행사 및 물품 강매'(28.3%, 45건)였습니다. 이어 △원재료 인상분을 본사가 점주에 전가, 20.8%(33건) △휴무일·영업시간·할인·강제 매입, 17%(27건) 순이었습니다. '기타' 응답에는 △판매되지 않는 물품이나 고가 장비·인테리어 구매 강요 △점포 의사와 무관한 할인·판촉·배달 행사 참여 강요 등도 있었습니다. SPC 본사로부터 이른바 ‘갑질’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응답률은 2.5%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된 제품 할인 행사에 대해 점주들은 강한 반발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선물하기' 등 제3자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는 모바일 쿠폰 및 할인 행사에서도 점주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입니다. 한 점주는 "카드 포인트 소진 및 본사 브랜드 홍보가 목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할인 금액의 4분의 1을 점주가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러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 손님 몰림 현상으로 매출 자체는 2배 이상 늘어나지만, 정작 점주의 손에 쥐어지는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한다는 설명입니다.
본사의 지원금 지급 방식과 세금 문제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점주는 "할인 행사 시 본사가 매입 원가의 100%를 지원한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90%만 '판매장려금' 형태로 돌려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지원금이 다시 점주의 소득으로 잡히면서 종합소득세 등 세금이 기존보다 2~3% 이상 추가로 차감되어 실질 수익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특히 '1+1 행사'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 폭이 훨씬 커 점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할인 행사는 형식적으로 가맹점주들의 동의 투표를 거쳐 결정됩니다. 하지만 표면적인 자율 투표 뒤에는 점주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숨어 있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인근의 다른 참여 매장으로 고객이 몰려 매출이 급감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찬성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SPC 가맹점주들이 직접 언급한 갑질 유형에서 강매, 행사 강요, 운영 통제 외에도 본사가 고가의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가맹점주 협의회 활동에 따른 불이익을 준다는 사례가 조사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치권·시민단체 "점주 권리 침해 없도록 제도적 점검 시급"
할인 행사 시 차감되는 가맹 수수료의 산정 기준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은 "1만원짜리 제품을 7000원에 할인 판매했다면 당연히 실제로 판매된 7000원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차감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가인 1만원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떼어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본사가 할인된 3000원 부분에 대해서까지 수수료를 취해 가는 현재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비용 분담 비율을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가맹사업 생태계의 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가맹점은 독립된 사업자로 본사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가맹점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며 "가맹본부의 합리적인 브랜드 관리 권한은 보장하되, 비용 부담을 가중하거나 영업 자율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사안에는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SPC 관계자는 "가맹점의 제조기사 운영 부담과 광고·판촉 등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는 동시에 가맹점주 자녀 장학금, 장기 가맹점주 포상, 건강검진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각 브랜드의 사업 특성과 가맹점 상황에 맞춰 점포 운영 부담을 낮추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상생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가맹점에서 진행되는 이동통신사·카드사 할인이 가맹점주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매출은 늘지만 순이익은 줄면서 결국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 그 안에서 가맹점주들은 거대 자본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그래픽=AI 생성)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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