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절차대로 알렸다?…아파트 밑 'GTX-B 통과'에도 환경평가 공지는 5㎞ 밖
2021년 삼부아파트에서 리첸시아 아파트로 노선 변경
전철 노선은 리첸시아 아파트 입구와 단 16.5m만 이격
공사 맡은 현대건설은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업체
아파트 주민들 "사전공지 못받아…협의 진행도 못했다"
국토부 "공사 중단은 안돼…지속적으로 협의 진행할 것"
2026-05-27 15:15:07 2026-05-27 16:07:38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서울 여의도 리첸시아 아파트 바로 앞을 지날 예정이지만, 정작 아파트 주민들은 관련 공지나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개최 등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공사 업체가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를 일으킨 현대건설이라는 점에서 아파트 주민들은 안전 우려를 호소하며 노선 변경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2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과 서울, 경기 남양주를 연결하는 GTX-B 노선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샛강역 9호선을 통해 리첸시아 아파트 바로 앞 도로로 이어지고 한강으로 빠져나갈 예정입니다. 해당 사업은 2031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인천 등 일부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GTX-B 노선이 들어설 예정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리첸시아 아파트 도로. (사진=뉴스토마토)
 
삼부아파트에서 리첸시아로…주민도 모르게 바뀐 노선
 
문제는 아파트 주민들이 GTX-B 노선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애초 GTX-B 노선은 리첸시아 아파트 대신 인근 900m 거리의 삼부아파트 하부를 지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삼부아파트 주민들이 건물 노후화에 따른 안전상 문제를 지적하자 국토교통부는 협의를 통해 2021년 3월자로 노선을 리첸시아 아파트 쪽으로 바꾼 겁니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2021년 3월과 2023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여의도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GTX-B 노선을 공개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리첸시아 아파트 주민들은 설명회가 열린다는 걸 안내받지 못했고, 단 한 명도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리첸시아 주민들은 알 길 없었던 2번의 '깜깜이' 설명회
 
취재 결과, 당시 국토부는 설명회 개최 사실을 리첸시아 아파트 관할 구청인 영등포구청 홈페이지와 언론사 4곳(서울신문·한겨레·기호일보·인천일보) 신문 지면에 공지했습니다. 영등포구청엔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를 연다는 현수막도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리첸시아 아파트엔 직접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현수막이 걸린 영등포구청도 리첸시아 아파트로부터는 약 5㎞ 떨어진 곳입니다. 결국 리첸시아 아파트 주민들로선 영등포구청 홈페이지를 매번 방문하거나 종이신문을 직접 사서 보지 않은 이상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소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겁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법 25조(주민 등의 의견 수렴)에 따라 설명회 공지·진행해 노선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여의도동 주민들에게 알렸다"며 "다만 공지가 영등포구청 홈페이지 등에 올라온 만큼 직접 구청을 찾거나 홈페이지를 자주 보지 않는 이상 설명회를 인지하지 못했을 수는 있다"고 했습니다.
 
토지 문제에 관한 법률 전문가도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이준태 '법률사무소 결심' 변호사는 "현행법상 결정된 노선 인근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어 법률상 미흡한 점이 있다"며 "또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설명회 및 노선 결정 사실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GTX-B 노선, 아파트 입구와 단 16.5m…불안감만 증폭
 
리첸시아 아파트 주민들이 GTX-B 노선 변경을 인지한 시점은 올해 1월입니다. 현대건설 하청업체가 공사 전 안전진단을 위해 관리사무소를 방문한 겁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전 공지 없이 업체 사람들이 찾아와 이때 처음 GTX-B 노선이 리첸시아 아파트 앞 도로 밑을 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본지가 GTX-B 노선도를 입수해 살펴보니 리첸시아 아파트 밑을 지난다는 GTX-B 노선과 아파트 입구는 단 16.5m만 이격됐습니다. 서울 시내 4차선 도로 폭에 해당하는 거리입니다. 
 
이에 리첸시아 아파트 주민들은 '리첸시아 GTX-B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노선 변경과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서배상 비대위원장은 "사전에 아무런 공지도 없이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통지하는 국토부와 현대건설의 모습을 보고 주민들은 답답함을 느낀다. 이렇게 깜깜이로 공사를 진행하려고만 하는데, 주민들이 어떻게 이들에게 안전을 믿고 맡기겠느냐"며 "공사 중단과 함께 노선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이 최근 GTX-A 삼성역 공사에서 철근 누락 사태를 일으킨 점도 불안을 키웁니다.
 
아파트 주민 김홍중(70)씨는 "노선이 결정됐다는 안내도 하나 없어 주민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며 "철근을 누락한 업체가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더 불안하다. 안전사고로 이 도로가 무너지면 주민들은 안전에 큰 위협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이영선(65·가명)씨도 "노선이 깔릴 도로가 아파트 코앞에 붙어 있다. 평소 교통량도 많고,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도로인데 사고라도 나면 얼마나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공사 중단 등을 요구하는 리첸시아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을 다수 접수했으며, 이를 국토부에 전달한 상황이다"며 "주민들의 불안을 낮출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을 다수 접수했지만 공사를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해 불편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겠다. 추후 설명회도 개최하려고 한다"라며 "각종 안전 문제만 아니라, 소음, 교통환경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아파트 주민과 일대를 지나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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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 잘보았습니다. 철근 누락 같은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잘 조치되면 좋겠습니다. 후속기사도 기대하겠습니다. 이렇게 발로 쓴 기사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2026-05-27 16:40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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