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다주택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똘똘한 한 채를 팔면 나도 팔겠다"고 공언했지만, 이후 매각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외통수에 빠졌습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아파트에 대해 매각 결정을 내리면서 또 한 번의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습니다. 이로써 장 대표의 부동산 6채 논란만 남았습니다.
연일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장동혁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싱가포르 부동산 정책 배워야"
지난 1일 서울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이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부동산 언급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2일(현지시간)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오래전 성남시장으로 일할 때부터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많이 배워 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출국 직전인 1일에도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집을 팔고 사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것이 이익이나 손실이 되게 할지는 정부가 정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다주택자를 향해 "팔기 싫다면 그냥 두시라"라며 "정부 정책에 반한, 정부 정책을 불신한 선택이 결코 이익이 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성공이자 정상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으나,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국민께 몸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 팔면 나도"…스텝 꼬인 장동혁
장 대표는 지난달부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할 때마다 이 대통령의 분당구 아파트를 반복적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장 대표는 지난달 3일에는 "대통령이 집값 떨어진다고 믿었다면 실거주를 하지 않는 아파트를 진작에 팔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달 6일 제주도 방문 현장에서 한 유튜버가 장 대표의 다주택 문제를 거론하자 "대통령이 집을 팔면 나도 팔겠다"고 말했습니다.
장 대표는 현재 거주 중인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여의도 오피스텔을 포함해 지역구인 충남 보령시 아파트, 상속받은 아파트 지분 등 총 6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설 연휴에는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한 메시지를 내놓자 장 대표는 "정작 대통령은 퇴임 후 50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분당 재건축 로또를 갖고 계시지 않나"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이 대통령이 자택 매도에 대한 입장을 내놓자 국민의힘은 당황한 모습입니다. 장 대표는 자신의 여의도 오피스텔을 내놓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억원도 채 안 되는 제 여의도 오피스텔은 팔려고 내놓아도 보러 오는 분이 없다"며 "누구처럼 똘똘한 한 채가 아니어서 그런 모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더 싸게 내놓으면 된다"며 "1억5000만원 정도면 팔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의 부동산을 걸고넘어진 것을 놓고 자충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당 내부에서도 "스텝이 꼬였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여당에서도 비판과 조롱이 이어졌는데요. 정청래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장 대표의 매도 관련 기사를 링크하며 "장 대표는 팔게 많아서 좋겠다. 부럽다"고 했고, 백승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팔면 팔겠다던 과거 약속을 이제 와서 변명으로 회피하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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