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가상자산 시장, 4년주기론 넘어 '정책·온체인 금융' 시대로
반감기 후 상승 패턴 약화…정책·기관 자본 흐름 주요
2026년 최대 변수 미국 정책…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 주목
"RWA·온체인 금융이 내년 성장 엔진"
2025-12-08 14:50:51 2025-12-08 15:19:32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내년을 앞두고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과거 가격 흐름을 지배한 '4년 주기론'이 약화되고 시장 방향성의 결정이 정책 변화·온체인 금융 인프라·기관 자본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8일 코빗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반감기 이후 대규모 상승을 반복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시장 흐름이 더 이상 이 같은 패턴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유동성 축소라는 환경이 이어지면서 반감기 이후 폭발적 랠리가 나타나지 않고 상승·조정 구간이 길게 분산되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4년 주기의 구조적 약화 이유로 글로벌 유동성 사이클 변화, 기관 자본의 안정적 매입 구조,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 확대 등을 꼽습니다. 이는 반감기라는 공급 이벤트보다 정책·금융 환경이 가격을 좌우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가상자산 시장 최대 변수는 미국 정책 변화
 
전문가들은 오는 2026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이슈로 미국의 새로운 정책 패키지를 꼽습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결제·금융망 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상자산 산업을 기존 금융산업과 분리된 영역이 아닌, 정식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하는 신호로 분석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기능할 경우 결제·송금·유동성 공급 등 금융 전반에서 기존 은행 인프라와 경쟁하게 됩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실물경제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로써 가상자산은 규제 불확실성에서 제도적 신뢰 자산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맞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정책 변화의 핵심은 크게 '온체인 결제의 제도권 인정'과 '투자 상품 규제 명확화'입니다. 정부·기관·대형 기업의 블록체인 기반 결제 테스트가 본격화되고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기관 참여 폭이 확대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이스트룸에서 가상화폐 스테이블코인의 규제틀을 마련한 지니어스법에 정식 서명했다. (사진=뉴시스)
 
비트코인 희소성 강화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 변화의 또 다른 축으로 기관 보유 물량의 급증을 꼽습니다. ETF와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관리해주는 수탁 서비스인 커스터디 상품에 장기 보유 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전체 공급의 10% 이상이 실질적으로 시장에 다시 나오지 않는 잠긴 공급 상태가 됐습니다. 
 
이는 가격 변동성에도 비트코인의 구조적 희소성을 강화해 향후 상승 국면에서 시장 유통량 부족으로 가격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과거 채굴자 매도가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면 내년부터는 기관 수요·정책 변화·유동성 공급 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자산시장의 핵심 축은 '금리'가 아니라 '생산성'과 '자본 흐름'으로 이동하고, 비트코인은 그 중심에서 달러·금과 함께 독립적 가치저장 자산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RWA·온체인 금융 주도권 이동
 
2026년 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보일 분야로 온체인 실물자산(RWA) 금융이 꼽힙니다. 전통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규제·레거시 시스템 등으로 도입 속도가 더디지만 핀테크와 웹3 기업은 이미 빠르게 유동화·토큰화·결제 인프라를 시장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정책 변화와 함께 기술 혁신이 새로운 금융 구조를 열고 있습니다.
 
웹3 기업들은 실물자산을 온체인에 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예치·대출·유동성 공급을 자동화해 글로벌 단위 자본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금융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온체인 금융의 엔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최 센터장은 "2026년 RWA 붐은 정책·산업·결제 인프라가 결합된 거시적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RWA 시장은 정책적 기반(OB3·GENIUS)과 기술 인프라가 결합된 '제도권 자산의 온체인 이식기'로 기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회장은 "유틸리티 코인이 법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이 극소수여서 결국 시장은 스테이블코인·증권 토큰·RWA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오는 2026년을 앞두고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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