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시아 최고 '푸드 디벨로퍼' 꿈꾸는 이그니스…"비장의 무기는 사람"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인터뷰
'랩노쉬'로 단백질음료 시장 개척
개폐형 마개 적용한 '클룹', 친환경 패키징 선도
"신개념 식품 브랜드 지속 발굴…도전적 인재 유치"
2023-07-03 06:00:00 2023-07-03 09:34:0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을 것이고, 내년보다는 그 이후가 더 강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비장의 무기는 함께하는 구성원들이죠."
 
지난 29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만난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회사의 앞날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맞물려 고속 성장기에 돌입했는데, 지금까지 벌려놓은 일들이 이제서야 하나둘씩 결실을 맺는 느낌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포부였습니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개폐형 마개를 적용한 '쿨룹' 출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그니스)
 
이그니스란 사명은 생소하지만 회사가 만든 제품명을 들으면 '아하'라는 탄성이 나옵니다. 대표 브랜드는 단백질 간편식 '랩노쉬'입니다. 단백 쿠키, 푸드바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있지만 프로틴 드링크의 인지도가 단연 높습니다. 최근 1~2년 새에는 제약사와 식품 대기업에서도 연달아 단백질 음료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랩노쉬는 기능성 음료라는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았던 2015년 처음 출시됐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창업을  꿈꿨던 박 대표는 3년이 채 되지 않은 직장 생활을 마치고 2014년 이그니스를 설립했는데요.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기를 얻고 있던 식사대용식 '소이렌트'를 보고 한국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 랩노쉬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박 대표는 "IT서비스보다 식품이 진입장벽이 높지 않을 것이란 안일한 생각으로 아이템을 선정했다"며 약간은 무모했던 과거를 돌아봤는데요. 트렌디하게 디자인된 플라스틱 용기에 분말을 담아 판매하는 형태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져 출시 직후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시장 확대 시점이 예상보다 다소 늦게 왔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랩노쉬 프로틴 드링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그니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백질 음료 시장이 급성장했고, 그 영향에 랩노쉬 매출도 대폭 향상됐다는 것인데요. 이 시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스타트업들의 흔한 우를 범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매출을 확대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당시 투자받은 자금의 절반가량을 단 3개월만에 광고홍보비로 소진했던 거죠. 또한 식품 잡화점마냥 만들 수 있는 제품은 닥치는 대로 다 만들기도 했는데, 곤약 HMR 브랜드 '그로서리 서울'과 닭가슴살 온라인 판매 상위권을 달성한 브랜드 '한끼통살'이 그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이그니스는 독일 'Xolution'사를 인수하며 친환경 패키징으로 사업 영역을 한 발 더 넓히게 됐는데요. 국내 최초로 개폐형 마개를 적용한 캔음료 '클룹'을 출시한 이후 용기 제조업체인 Xolution이 부도가 나게 되면서 아예 회사 전체를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게 됐습니다. 기존 회사가 20여년간 연구 끝에 얻은 성과물, 특허, 제조설비, 글로벌 고객사를 전부 품게 됐죠. 해당 기술은 추후 펩시, 몬스터 등 글로벌 음료 브랜드에서도 적용할 예정인데요. 박 대표는 "결과적으로 굉장히 좋은 딜이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조만간 독일로 주재원을 파견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그니스는 내년이면 창업 10주년을 맞는데요. 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로 박 대표는 '사람'을 꼽았습니다. 식품업 전공자 한 명 없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업계의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박 대표는 "채용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그런 부분이었다"며, 식품업계에 오래 종사한 사람의 조언이 굉장히 힘이 되면서도 동시에 부담이 됐다고 했습니다. "차라리 백지 상태인 사람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더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가지 않은 길도 '잘 될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도전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박 대표는 앞으로 10년 후 회사의 모습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다수의 히트 브랜드를 보유한 아시아 최고 '푸드 디벨로퍼'가 돼 있길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기존에 없던 카테고리의 식품 브랜드를 발굴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구성원들과 많은 수익도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상적으로 '식품 업계는 임금이 짜다'는 통념을 깨트리고 싶다는 포부입니다. 그는 "식품도 브랜드로 접근을 하면 가격 결정력이 높아질 여지가 많다"며 "물류나 유통 등을 내재화하는 수직계열화 작업으로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