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수 LH공공정비사업처 부장.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경기가 회복되면 이제 부동산 경기는 올라가는데 그때 공급책을 쓰면 늦는다"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도 그렇고 전체 글로벌 경기가 위축돼 민간영역에서 신규 투자가 위축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공공이 이를 보완해야 되는 상황으로 본다."
나영수 LH공공정비사업처 부장은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공재개발 등과 같은 공공 주도 주택 공급에 있어 공공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나 유지 측면에서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재개발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8월 처음 도입됐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주택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는 상황이었고 그 배경으로는 주택 공급 부족이 지목됐다.
이에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고 도심 내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던 사업지 중 다양한 이유로 사업 추진 속도가 정체된 곳을 선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과 같은 공공이 참여해 사업 정상화를 지원하는 방식의 공공재개발도 이때 등장했다.
나 부장은 공공재개발에서의 공공의 역할에 대해 주민과 지방정부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부장은 "민간에서 추진하던 재개발 사업의 정체 또는 중단의 원인은 과도한 도시 규제 이외에도 비전문가인 조합의 갈등 관리 등 사업 관리 역량 부족"이라며 "공공재개발의 사업 주체인 공공은 수많은 개발사업의 경험을 통해 축적한 전문성과 투명성, 공정성을 바탕으로 이해 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조합보다 유리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급격한 물가 및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공공기관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자금조달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설계변경 관리를 통해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다"며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인허가를 적기에 완료하는 등 원활한 사업 추진을 통한 주민의 주거환경개선과 도심권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것이 공공의 궁극적인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나 부장은 공공재개발을 통해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 행정 절차 간소화를 통한 사업 기간 단축을 꼽았다.
나 부장은 "도시정비사업 진행을 위해선 심의를 거치게 되는데 조건부나 재심이 결정되면 다음에 다시 열리는 데 6개월, 길게는 1년까지도 걸렸다"며 "(공공재개발은) 수권소위라고 하는 이 재개발 사업만을 위해 위임된 7명에서 9명 정도의 위원들이 소집돼 의사결정을 바로 할 수 있어 정비계획 수립을 빨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H는 2021년 서울 12곳과 경기 1곳 등 총 13곳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 7곳을 추가해 총 20곳의 재개발 후보지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선정된 서울시 내 12곳 후보지의 경우 11곳이 사업시행자지정 동의율인 67% 이상을 달성해 정비계획 수립 중에 있다. 보통 정비계획 수립 단계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5년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시킨 셈이다.
문 정부 시절 도시정비사업 주체가 공공이었다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민간 주도로 바뀌고 있다. 나 부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LH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나 부장은 "동일한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민간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보완해 주는 게 LH의 역할이었다"며 "경기가 회복되고 부동산 경기가 올라갈 때 공급책을 쓰면 늦기 때문에 급격하게 경기가 경색되고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는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는 공공의 역할이 더 크게 요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부장은 공공이 주도한다고 했을 때 느끼는 선입견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 부장은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공공이 붙는 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부터 LH 아파트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계신 주민들이 계신다"며 "앞으로 흑석 같은 곳에 래미안이 들어오는 등 실제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선례를 보여준다면 공공재개발로 사업을 하려는 곳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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