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 배달 기사 노조가 쿠팡이츠를 상대로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다.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면서 이뤄지는 첫 파업으로, 24일 하루동안 3000여명 규모 배달기사들이 참여한다.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23일 서울 강남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지난해 쿠팡이츠가 기본 배달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삭감하고,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대응했다"면서 파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23일 오전 서울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 관계자들이 ‘카타르 월드컵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쿠팡이츠 공동교섭단)
지난해 쿠팡이츠는 배달료를 건당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고 대신 거리 할증률을 적용했다. 교섭단은 현재 이뤄지는 단기적 프로모션보다는 기본 배달료를 높이는 방식의 임금체계 변화만이 안정적 배달 환경 구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배달기사들이 24일 파업에 돌입하는 동안 쿠팡이츠는 배달수수료 할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를 두고 교섭단은 '파업 동력을 낮추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쿠팡이츠는 당초 오후 5시부터 7시59분까지였던 할증 피크타임을 축구 경기 시간에 맞춰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59분으로 늘렸다.
교섭단은 기본료 인상 외에도 보험, 거리할증 등과 관련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유상운송자 보험가입 의무화를 이행하지 않았다. 전체 배달노동자 중 유상운송자의 보험 가입률이 30%도 안돼 있는 상태로, 다수 배달노동자가 무보험으로 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리할증과 관련해선, 쿠팡이츠가 장거리 배달에 이득을 주기 위해 거리할증을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어떤 거리에서건 1750원 상한에 묶여있다고 지적했다.
23일 오전 서울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 관계자들이 ‘카타르 월드컵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쿠팡이츠 공동교섭단)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더 많은 프로모션을 달라는 게 아닌, 상식적으로 배달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기본 배달료를 보장하라는 것"이라면서 "꼼수로 이번 파업을 넘길 수 있겠지만 배달노동자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업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2500원짜리 네 건 배달하면 1만원, 기름값, 보험료 등 빼면 최저임금도 안 나온다"면서 "시장을 교란시킨 쿠팡이츠는 이츠플렉스를 만들어 다시 예전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 자영업자, 고객들께 호소한다. 24일 하루는 쿠팡이츠 주문앱을 꺼달라"고 호소했다.
김종민 쿠팡이츠 교섭위원이자 배달플랫폼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1년동안 쿠팡은 배달노동자와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아 불가피하게 파업을 하게 됐다"면서 "쿠팡이츠가 배달노동자의 가치를 인정할 때까지 당분간 쿠팡이츠 사용을 줄여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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