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 맥주와 소주 등 각종 주류가 가득한 무인 주류 판매기 앞에 서서 PASS 앱으로 본인 확인을 하고 신용카드 인증까지 마치니 냉장고 문이 열렸다. 원하는 상품들을 꺼내들자 안내 화면에 제품 리스트가 순차로 나열됐다. 필요 없는 물건을 다시 매대에 넣으니 리스트에서 바로 사라졌다. 결정을 마치고 냉장고의 문을 닫으니 약 10초 후 카드 승인이 됐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매장 솔루션 개발 기업 '인터마인즈'의 스마트 캐비닛 '도어팝'의 사용 모습이다. 도어팝에는 비전 카메라와 무게센서가 내장돼 있어 이용자가 어떤 물건을 고르는지 정확히 파악한다. 이미 문을 열기 전에 신용카드 인증을 통해 결제 정보를 확보했기 때문에 도난의 우려도 적다. 설령 이용자가 문을 열어두고 자리를 뜨면 문은 이내 자동으로 닫히고 문이 열린 사이 없어진 제품에 대해 결제가 이뤄진다. 김종진 인터마인즈 대표는 "유리문을 일부러 부수고 가져가지 않는 한 보안에 완벽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마인즈의 도어팝 무인 주류 자판기. (사진=인터마인즈)
도어팝은 일반 음료나 냉장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일반형과 담배형, 주류형 등 3가지 버전이 있다. 각각 3단과 6단의 두 가지 형태로 총 6종의 도어팝이 개발돼 있다. 현재 로봇 바리스타가 적용된 무인카페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의 공용 공간이나 리조트 등의 여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인터마인즈는 무인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지만 도어팝은 스마트 캐비닛 설계도 직접 담당했다. 컴프레셔 등이 포함되는 냉장고 제품의 특성상 하우징은 외부 업체에 의존하고 있지만 선반을 비롯한 내부 구성은 직접 관리를 하고 있다. 비전 카메라와 무게센서, 간편결제 시스템 등을 모두 자체 설계를 통해 적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에 제대로 내재화 돼 있지 않으면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셀프 체크 솔루션'이라는 무인 결제 키오스크 시스템 등을 개발했었지만 하드웨어 파트의 문제가 반복되면서 솔루션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 까닭이다. 김 대표는 "제품 인식률이 떨어지거나 결제가 지연되는 등의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시스템 구조에 맞게끔 하드웨어를 설계할 수 밖에 없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우리의 비전 AI에 맞는 제품을 만든 것이 또 하나의 노하우"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설계 전문가를 영입한 후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상용화 제품이 나오기 까지 총 1년 8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김종진 인터마인즈 대표. (사진=인터마인즈)
사실 인터마인즈의 핵심은 매장 전체를 무인으로 운영하는 기술 '스토어팝'에 있다. 흔히 생각하는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 매장 형태로 사용자는 QR코드를 찍고 매장으로 들어가 원하는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지난 3월 CU와 함께 전남 나주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본원에 무인 편의점을 열었다. 약 4개월의 운영 기간 동안 우려했던 큰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다. 출입 시 개인의 결제 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누가 어떤 물건을 집었는지 시스템이 정확히 트랙킹 할 수 있어 도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마인즈는 조만간 CU와 함께하는 2호 매장을 수도권 지역에 개설할 계획이다.
인터마인즈는 편의점과 카페 등 주로 소매업종에 적용했던 솔루션을 바이오 영역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테면 연구원들이 사용하는 전문 장비를 누가 얼만큼 이용했는지를 자동으로 확인하거나 백신이 얼마만큼 들어오고 나갔고, 현재 몇 개나 남아있고 등을 파악하는 형태다. 그 외에 물류 창고의 재고 관리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한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직원과 투자자, 고객이 모두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회사의 별칭을 'AI 플레이그라운드'라고 지은 것에서 보듯 구성원이 놀이터에서 놀 듯 업무를 하면서 성취감도 얻어갈 수 있는 회사가 되길 바라고, 생존을 기꺼이 도와준 투자자들에게는 30배, 100배의 과실을 돌려줄 수 있는 회사로 키워가고 싶다는 것이다. 고객 측면에서는 인터마인즈의 솔루션을 구매한 담당자가 승진을 하는 것은 물론, 최종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점주들에게서도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성과를 내고 싶다는 포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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