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안철수 "직무대행 체제 유지" 강조한 속내는?
조기 전대론·비대위 전환론 일축…"세력 구축 위한 시간 벌기용"
2022-07-21 16:07:24 2022-07-21 16:07:24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1일 "여당은 의원총회에서 결의대로, 현 당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당정이 국가위기 극복과 민생문제 해결에 함께 나설 때"라고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전당대회론과 비상대책위원회 가동론 등을 일축한 것. 안 의원으로선 지금 당장 자기 세력이 없고 친윤(친윤석열)과의 화학적 결합이 약하니 전당대회를 해봤자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민심에도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한 모양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엄중한 경제위기에 직면했고,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으나 혼란에 빠졌고, 국민들께서 새로운 정부여당에 변화를 기대하셨지만 아직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의원은 아울러 "지금은 최고사령탑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뭉쳐야 할 때"라면서 "당대표의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 조기 전당대회론은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를 포함한 집권당의 구성원들은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모범을 보이고, 내부에서부터 일치단결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라고 전했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안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론에 선을 그으면서 당권경쟁 구도는 또 요동치게 됐다. 동시에 안 의원의 속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초 안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와 권성동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 돌입 이후 당권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의당에서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활동한 권은의 의원도 11일 "안 의원도 차기 당권에 당연히 나설 것"이라며 "당대표 도전할 때 함께 하는 파트너가 누구냐에 오히려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데, 최소 자격요건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아니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장제원 의원과 연대해 당권에 도전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마침 안 의원은 여당 의원 40명 정도가 참여한 민·당·정 토론회를 꾸리면서 세력 불리기에도 나섰다.
 
현재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조해진 의원, 이용호 의원, 조경태 의원 등이 조기 전당대회론, 비대위 전환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일 "위기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필요한 상황"이라고 역설했고, 조 의원은 이튿날인 21일 "꽉 막힌 당정의 난맥을 뚫어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위원들을 채워야만 한다"고 했다.
 
이런 마당에 안 의원이 직무대행 체제 유지를 옹호하는 건 아직 자기 세력이 약한 처지에서 전당대회에 뛰어들어봤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가 됐는데, 아직 '안철수계'라고 부를 지지세력이 적다. 당장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설이 나오는 것도 '윤심'이 없이는 당권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법적으로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가 풀리는 6개월 후 복귀하는 것도 안 의원이 당권도전에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건 이런 맥락이다.
 
더구나 대통령실 인사 논란과 민생경제 위기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날이 갈수록 하락세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더 권력투쟁 국면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자 정당 지지도가 민주당에 역전을 당했다. 이런 분위기에 안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고 나서면 당 내홍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대표 복귀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조기 전당대회든 비대위든 당내 지지를 얻기가 힘들고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며 "안 의원으로선 일단 친윤은 물론 당 의원과의 관계도 잘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당권 도전에 대한 명분을 갖출 시간을 벌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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