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MB정부 '용산참사' 재연되나
윤 대통령 "더 답변 안하겠다"…강승규 "불법 점거, 공권력 그대로 볼수 없단 뜻"
야당 "제2의 용산참사"…대우조선해양 대응 TF팀 구성
2022-07-20 15:15:55 2022-07-20 15:15:55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와 관련해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야권은 "제2의 용산참사 예견"이라고 공세를 폈다.
 
윤 대통령은 2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경찰력 포함한 공권력 투입도 고심하고 계신가'라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선 더 답변 안 하겠다"고 했다. 전날 도어스테핑에서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과 비교해 확연히 다른 톤으로 받아들여졌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공권력 투입을 의미한다기보다도 조속히 법과 원칙에 따라서 사업장 교섭이 이루어져야 하고 무단점거 불법점거가 방치될 경우 국가권력이, 공권력이 그대로 쳐다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 이에 대해서 사업장의 해결을 현장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대우조선해양 대응 TF팀'을 구성하고 "현재 윤석열정부는 이명박정권 시절처럼 강제진압 전 여론몰이와 명분 쌓기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용산참사의 경우 6명의 국민이 사망했다"며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도 정부가 강제 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대응 TF를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조선소 독 화물창 바닥에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철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했다.(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49일째로 접어들면서 윤석열정부의 법치 노동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산업현장에서 또 노사관계에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천명한 가운데, 강공 모드만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자칫 2009년 이명박(MB)정부 당시 용산 참사의 데자뷔가 될 수 있단 점에서 대통령실의 더욱 고민은 깊다. MB정부 당시 법치를 통해 집권 2년차의 동력을 삼으려했지만, 용산참사라는 비극이 벌어지면서 강압적 진압과 민주주의 후퇴라는 후폭풍에 직면해야 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용산 4구역 철거현장에서 건물을 점거 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여당은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과 관련해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강경 대응으로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불법이 있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며 "공권력을 투입하냐 마냐는 그런 모든 사항을 보고 정부가 사정 당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같은당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이 주도하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단 생각이 우선 첫 번째로 들고, 두 번째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제2 용산참사, 쌍용차 사태"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권 주자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조선업에서 노사 협의를 할 때 하청노동자와도 물밑으로, 공식적으로 협의를 해왔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그런 과정이 매우 부족했다고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권력을 투입하고 진압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같은당 이탄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파업은 약속을 지키라는 공정하고 상식적인 파업이다. 그런데 상식과 공정을 내세운 정부가 이 파업을 직접 불법 파업으로 매도했다"며 "윤 대통령은 '기다릴만큼 기다렸다'고 하는데 함부로 그런 말씀을 하지 말아라"고 적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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