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강의 모범 '대통령실', 인사 논란 주체로 전락
조응천 "대통령실, 문제 키우는 재주 있어"…안민석 "인사권, 김건희가 휘두른다는 소문"
2022-07-14 15:43:18 2022-07-14 15:44:59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공직 기강의 중심이 되어야 할 대통령실에서 인사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된 인사들의 과거 발언이나 행위가 충분히 검증 가능했음에도 개선의 조짐조차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대통령실 입성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도 없어 배후에 대한 무성한 추측만 낳았다. 여론이 악화되고야 자진사퇴로 결론을 내는 비슷한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누나 안모씨는 최근 대통령실에 사표를 제출했다. 안정권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벌여온 인물이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세월호 참사 유족 모욕 영상 등을 올려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대됐다. 누나 안씨는 지난해 11월 대선캠프 제안을 받고 합류한 뒤 대통령실까지 보폭을 넓혔다. 홍보수석실 산하 소통관실에서 영상 편집 업무를 담당하는 7급 행정요원으로 근무했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만 해도 "누나와 동생을 엮어 채용을 문제 삼는 것은 연좌제나 다름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여론까지 악화되자 사의를 받아들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누나 안씨가)이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는 저희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채용 배경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면서도 "능력"을 다시 꺼냈다. 선후관계가 맞지 않는 해명이었다.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4일 한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이 문제를 좀 키우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정부)대응 매뉴얼은 일단 '이 사람 능력 있어서 뽑았다'. 두 번째 '법적으로 문제 없다', 세 번째 '전 정부보다 낫다' 이렇게 3단 콤보로 나가다가 갑자기 덮어버린다"며 "이미 커질대로 커지고 나서야 사표를 수리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안민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간에는 인사권을 대통령 아닌 부인이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으로 들끓고 있다"며 인사 배후로 김건희 여사를 지목한 뒤 "대통령실은 사태가 악화하기 전에 안씨를 누가 추천했는지, 어떤 경로로 채용했는지 밝혀라"고 압박했다.
 
앞서 위안부·동성애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도 안씨 사례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좀 더 지켜보겠다"면서 여론을 살피다가 자진사퇴 형식으로 김 전 비서관을 경질한 바 있다. 논란이 된 인사들의 과거 발언이나 행적이 충분히 채용 과정에서 검증이 가능했음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 대통령실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지적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대통령실 인사는 정부 출범 두 달이 지났음에도 아직 정비를 마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언했던 세종 집무실 설치는 보류됐다. 이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 조직도 아직 안정이 안 돼 세종청사 임시 집무실 문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고백적 발언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30%대 초반으로 급락하면서 사정정국에만 매달린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무성, 이혜훈 등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인사들조차 추방에 찬성했던 탈북 어민 북송 사건까지 2년8개월 만에 꺼내들면서 "최종 타깃은 문재인 전 대통령"(윤건영 민주당 의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이어 안보몰이를 통해 현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서훈, 박지원 두 전직 원장을 국가정보원장이 검찰에 고발하고, 검찰이 이를 다시 빠르게 수사 배당하는 등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지금 응급실은 안 돌리고 옛날 MRI 사진 같은 것을 다시 올려놓고 '지금 이 사진 보니 병이 그게 아니었는데 지난번 과장이, 병원장이 잘못했네' 이런 것을 하고 있지 않으냐"고 빗댔다. 직면한 경제 민생위기를 뒤로 한 채 전임 문재인정부 조준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경고등을 넘어 적신호가 켜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곳의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2%포인트 급락한 33%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53%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참조)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석열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인사나 국정운영 스타일, 여야 관계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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