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코인 당정 간담회?…거래소 주요 대표들 불참할 듯
코인원·고팍스 대표 해외 일정상 불참…다른 거래소들도 '검토 단계'
"거래소 공통 상장·상폐 기준 마련, 형평성 문제 생길 수 있어" 지적
2022-06-08 10:41:30 2022-06-08 10:48:58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루나 폭락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오는 13일 열리는 당정 간담회에 주요 거래소 대표들이 참석을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 내부에선 사전 충분한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업비트, 빗썸, 코빗 등은 오는 13일 제2차 가상자산 당정 간담회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인원 차명훈 대표와 고팍스 이준행 대표는 해외 일정상 불참이 확정됐다. 다만 1차 당정 간담회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인사들은 참석한다.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당정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비트 이석우 대표, 빗썸 허백영 대표, 코인원 강명구 부대표, 코빗 오세진 대표, 고팍스 이준행 대표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대 가상자산사업자 공동협의체 개선방안'(가칭)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당정 간담회는 지난달 24일 이후 두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상장 코인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루나 폭락과 같은 문제 상황 발생시 거래소들의 공통 대처방안 등을 포함하는 자율 규약을 만드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거래소가 각자 하던 상장, 상폐 등을 공통으로 하는 자율규약안 마련도 주요 논의 안건에 올라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국민의힘과 정부가 개최한 첫 번째 가상자산 당정 간담회에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주요 거래소와 협업 체계를 논의해 유사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공동으로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다수 거래소들은 이번 당정 간담회 개최 취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전에 충분한 협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상장, 상폐 등에 대한 공통된 자율규약안 마련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5대 거래소 한 관계자는 "당정 간담회 추진은 기사 보고 알았다"면서 "상장과 상폐 등에 대한 기준이 동일해지면 규모가 큰 거래소로 자금이 몰릴 경향이 높다. 어차피 동일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큰 거래소에 투자하게 될 것인데 이렇게 되면 독점화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거래소들 경쟁력이 없어지고, 점유율 높은 곳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5대 거래소에 대해 6개월마다 상장 코인의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는 안건에 대해선 평가 주체에 대한 선정부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마다 각자 기준이 다른데 상장 코인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곳을 선정해버리면 그 평가 기관의 힘이 세질 수 있고, 이해 관계가 얽혀있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5대 거래소 공통의 문제로 문제삼는 방식 자체도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5대 거래소 한 관계자는 "업비트의 경우 사흘이나 늦게 입출금을 거래를 열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제대로 따지지 않고 5대 거래소 모두의 잘못으로만 규정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서 루나 폭락 사태 직후 거래소 각각의 대응 방식에 대해 제대로 따져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코인 상장과 폐지와 관련한 공통된 기준 마련 등의 대안 마련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공정한 경쟁의 판을 만들어주는 선에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각자 다른 특성을 지닌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정부가 상장 기준이나 폐지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식으로 개입을 해선 안된다"면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려면 공정 경쟁이 돼야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개입은 올바르지 못하다. 시장 자율에 맡기돼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공통적인 룰을 만드는 선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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