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여야가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성추문에 휩싸였다. 5년 만에 야당이 된 민주당은 3선 박완주 의원 성 비위 파문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박 의원이 86그룹 주축으로 개혁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당내 충격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박 의원을 제명하며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안간힘을 썼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박 의원 제명 결정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자처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13일 박 의원을 제명한 민주당 조치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원 외에도 소속 의원들의 추가 성 비위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의 곤혹스러움은 커졌다. 앞서 최강욱 의원은 지난달 28일 동료 의원 및 여성 보좌진이 참석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됐다. 김원이 의원의 경우 보좌관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김 의원 측근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민주당은 성추문으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차기 대선주자들을 잃었다. 특히 이들을 감싸는 모습은 여론의 질타 대상이 됐다. 성난 민심을 온몸으로 체감했던 민주당은 이번엔 성 비위 사건에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으나 민심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서로의 치부를 꺼내들며 지방선거에서 활용할 태세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박원순·오거돈·안희정을 관통하면서 이어져 온 성범죄 DNA는 개선되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성범죄 전문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박지현 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성 상납 의혹 및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징계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징계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며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고 차별점을 찾았다.
윤재순 총무비서관(왼쪽)과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사진=연합뉴스)
새정부 역시 성 비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두 차례 내부 감찰을 받고 징계성 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윤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지내고 대검 중수부 등에서 같이 근무하는 등 검찰 내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된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관장하는 곳간지기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기관장 경고는 해당 사안에 참작할 점이 있고 경미할 때 이뤄지는 조치로, 정식 징계 절차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인사 철회는 없다는 뜻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비서관과 관련해 기관장 경고 수준의 징계는 경미할 때 이뤄진다 했는데, 성비위가 경미하다는 것인지, 경미한 성비위는 괜찮다는 것인지'를 묻자 "추가로 말을 붙이면 여러 해석이 가능하니 서면브리핑으로 대체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동성애 및 위안부 비하 논란을 빚은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거취를 놓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서 "빠르게 판단해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김 비서관에 대한 인사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김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는 글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를 '화대'라 표현한 글을 실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 감수성이 요구되는 종교다문화비서관이 편향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졌다. 그는 지난 12일에도 "조선시대에는 여성 인구의 절반이 언제든 주인인 양반들의 성적 쾌락의 대상이었다"며 "그런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자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이라고 적어 논란을 확대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김 비서관이 자진사퇴 모양새로 거취를 정리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적 없고, 거취는 정해진 바 없다"며 극구 감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비서관이 과거 공금횡령으로 벌금형 재판을 받은 것도 있는데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여전한가'라는 질문에 "일단 지켜보고 있고 그것 말고는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했다.
이는 부실한 인사검증으로까지 이어졌다. 앞서 아빠찬스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비슷한 의혹으로 사퇴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건도 회자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실검증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인사나 검증 관련해서는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서, 필요하다고 하면 담당하시는 분들과 의논해서 더 알려드리겠다"며 피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새 정부 주요 인선은 크게 친이명박(MB)계, 검찰 출신, 교수 및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특히 대통령실은 MB계와 검찰 출신이 양분했다. 이날 발표된 청장·차관급 21명 인사만 봐도 이완규·이노공 등 검찰 내 윤석열 라인이 요직에 중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기용한 이들에 대해 누가 칼을 들이대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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