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태식 한국배달대행연합 이사 "라이더풀 넓혀야 배달비 잡는다"
이달 6일 7곳 중소규모 배달대행사 모여 연합체 구성
안정적인 라이더 수요 확보가 급선무…제도적 보완 수반돼야
2022-05-02 06:17:41 2022-05-02 06:17:41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이제 시작이지만 대형 플랫폼에 견줄 수 있는 돌파구 마련했다고 봐요. 또 (배달대행) 시스템과 배달대행료를 지급하는 자영업자들도 지역배달대행사에 대한 선택지가 넓어졌다면서 한국배달대행연합의 등장을 반기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만난 정태식 한국배달대행연합 이사는 지역 배달대행 연합체 구성의 의미와 세간의 평가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한국배달대행연합은 자금력과 인력이 부족해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 배달대행사들이 모여 구성된 합작법인으로, 지난 6일 출범했다. 현재 참여사는 예스런·배달의전설·푸드딜리버리코리아·딜리온·슈퍼히어로·런투유·순간이동 등 총 7곳의 중·소규모 배달대행사들이다. 최근에는 13곳의 중소 배달대행업체들이 한국배달대행연합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정태식 한국배달대행연합 이사가 지역 배달대행 연합체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선율 기자)
 
국내 배달대행시장 구조를 보면 크게 분리형과 통합형으로 나눌 수 있다. 배민, 요기요, 쿠팡과 같은 대형 업체들이 주문중개와 배달대행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처리하는 '통합형' 형태라면, 주문중개와 배달대행이 나눠진 형태는 '분리형'이라고 부른다. 배달대행앱들은 생각대로, 바로고, 만나플래닛, 부릉 등이 있으며 음식점주와 라이더(배달기사)를 보유한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배달대행연합이 속한 업체들 역시 분리형 형태에 속한다.
 
정 이사는 "우리는 배민이나 쿠팡처럼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배달수행조직에 요청하는 부분이 없기에 분리형 배달대행에 속하는데, 분리형 배달 대행 중에서도 상위에 있는 3사의 업체들은 자본력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보니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이를 토대로 투자를 유치하기가 수월하다. 반면에 우리같은 중소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보니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등과 같은 기업물류는 보통 법인 단위 계약이 이뤄지는데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배제되곤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배달대행 시장은 규모의 경제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작은 업체가 특정 지역에서 잘해도 법인들은 자금여력이 있는 큰 회사에 기업물류를 맡기는 경향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는 "이러한 구조로 운영되다보니 투자는 한쪽으로 몰리고, 큰 업체가 더 사세를 확장하는 식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왔다"며 "이를 타개하고자 작은 업체들간 힘을 모아 주문 건을 서로 공유하는 등 중간 매개체를 만들어 운영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이처럼 연합체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정태식 한국배달대행연합 이사. (사진=이선율 기자)
 
각자도생이 어려웠던 작은 업체들이 모이면서 라이더 조직 규모가 커지자 대형 배달대행사들을 견제하는 효과가 생겼다. 정 이사는 "그동안 자영업자들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보니 소수의 배달대행사들이 제시한 조건을 거절하기 어려웠는데 우리와 같은 연합체가 생기면서 또 다른 대체재를 만들어줬단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계신다"고 말했다.
 
지난해 묶음 배달에서 단건 배달로 배달방식의 주요 흐름이 바뀌면서 배달비가 전반적으로 급등한 점에 대해선 우려를 드러냈다. 정 이사는 "현재 배달비는 과도하다"면서 "쿠팡이 먼저 단건배달을 만들다보니 어쩔수 없이 배민도 이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자영업자뿐 아니라 정작 라이더들도 손에 쥐는 배달비 몫이 많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근 배민이 1만원짜리 주문시 입점업소로부터 얻는 단건배달 배민1의 수수료 매출이 680원에 불과하는 해명에 대해서도 면밀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적절하진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는 "별도로 받는 수수료에 PG(전자결제대행업체) 수수료와 광고료 모두 회사가 가져가는데 그것만 따져도 상당한 액수"라며 "라이더들에게 실제 주어지는 배달비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배달비보다 훨씬 적은 액수로, 쿠팡이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과도한 광고비 부담으로 논란이 일었던 배민의 우리가게 클릭 광고 상품에 대해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기 위한 조치인데 과거 네이버 쇼핑 상단 노출 때 광고대행까지 동원해 어뷰징(부당행위) 작업을 했던 부작용이 일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기상악화 상황이거나 주문량이 많을 때 라이더 할증 프로모션 등으로 라이더들을 유인하는 배달시장 운영 구조도 배달비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결국 배달비 급등을 막기 위해선 안정적인 라이더 수요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정 이사는 "라이더들은 이동이 수월하고 단가가 높은 콜을 선호하는데 배민과 쿠팡에서 이를 이용해 계속 배달비를 끌어올렸다"면서 "근본 해결책은 라이더풀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배달 일은 위험부담이 크고, 산재보험 등이 보장되지 않아 라이더를 하려는 분들이 적은데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부담을 느끼는 소상공인들을 돕고자 1%대의 착한 수수료 정책을 펼치는 공공배달앱에 대해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는 "배민, 쿠팡에선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1만원짜리 쿠폰을 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하는데 공공배달앱은 그러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는 이어 "국내 배달 시장은 IT 개발력이 높아지면서 효율은 좋아졌지만 시장이 작다보니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하는 것을 노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은 국내 골목상권을 침해해 사업다각화를 할 게 아니라 좀더 해외에 시선을 돌려 다른 성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에서도 어느 정도 규제를 명확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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