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서 발언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문재인정부의 방역정책을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해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안으로 ‘과학적’ 방역을 제시했지만 기존 정책과 뚜렷한 차별점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학과 빅데이터를 강조했음에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어 안철수의 새정치, 박근혜의 창조경제처럼 레토릭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은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데 과학적인 방역 체계를 준비해서 정부가 출범하면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역 체계를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대응체계가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비과학적 방역패스 철회, 영업시간 제한 철회, 아동 및 청소년 강제적 백신접종 반대 등을 공약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한 횟집을 찾아 “영업시간을 제한한다고 코로나 확진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같이 무조건 영업제한을 걸면서 보상도 안 해주는 나라는 선진국 중에 없다. 비과학적 엉터리 방역정책으로 입은 피해는 반드시 보상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인수위는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산하에 보건의료 분과, 민생경제 분과를 뒀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오후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21일 열렸던 코로나비상대응특위 회의 결과와 관련해 “현 정부의 방역정책은 여론에 따른 정책 결정이었다. 그래서 저희는 정치방역이라고 평가한다”며 “새 정부는 이것을 과학방역, 즉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정책 결정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 위원장에 따르면 첫 회의에서 현 정부의 권고사항을 중심으로 총 7가지를 논의했다. 안 위원장은 “1차 의료기관, 동네 의료기관에서 대면 진료를 하도록 바꿔야 한다는 게 저희의 첫 번째 제안이다. 고령이나 기저질환 고위험군을 최우선적으로 검사하는 패스트트랙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5~11세 백신접종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지금도 강제는 아니지만 본인과 부모 선택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경구치료제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과학적 방역에 대해서는 “정부의 코로나 확진자 데이터, 백신 부작용 데이터를 모두 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석해야, 다음에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다”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율을 조사해서 방역정책에 반영하는 게 좋겠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식으로 샘플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적 방식으로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 전국민 대상으로 샘플링하겠다는 안을 내놨지만 구체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인수위 코로나특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몇 인 이상이든지, (영업제한)시간을 정하더라도 명확하게 근거를 가지고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결국은 자료 분석이 돼야 하는데, 지금 현 정부가 다 가지고 있다. 우리는 자료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당선인 취임까지 분석이 가능하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수위가 현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받아 분석해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방역 정책을 기획하더라도 기존 정책과 획기적으로 달라진 정책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거리두기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 그간 2년 넘게 해왔고, 논란의 중심이었던 방역패스도 정부가 최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 당선인이 내세운 과학적 방역이 문재인정부와의 차별화를 두기 위한 하나의 레토릭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사람들은 기발하거나 스마트한 방역 정책을 기대하지만 방역이라는 게 사실 그럴 수 있는 영역들이 많지 않다. 2년 반 동안 겪어봤지만 전략적인 부분들이 뻔하다”면서 “(바이러스)유행을 잠재우려면 거리두기 강화하고 의료적 대응을 확충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이 바이러스 예측을 못했을 때 대응방법이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 전의 정책을 변이 바이러스 형태에 맞춰서 만들어가는 과정도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그러니까 과학 방역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구호”라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